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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검사, 직업 또는 신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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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의 현직 검사장 구속, 사상 최초의 차관급 검사장 해임. 진경준이 검찰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새겼습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오늘 진경준 해임 징계를 청구했습니다. 취중에 "민중은 개·돼지"라는 영화대사를 읊은 나향욱은 파면당했는데, 진경준은 왜 해임이냐,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법에 현직검사 징계엔 파면이 없다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차카게 살자, 진경준’입니다.

검찰은 스스로 개혁하겠다고 합니다. 청렴성과 조직문화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그 누구라도, 전직 대통령에게도 칼을 겨눌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게 검찰입니다. 다른 권력기관들과 힘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듯합니다. 젊은 엘리트들이 늘 칼자루만 쥐다 보면 초심을 잃기 쉽습니다. 그렇게 검사라는 직업은 신분이 되고, 수사 기능은 권력이 되는 법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안보 무임승차론, 미군철수 등으로 동맹구도를 흔드는 트럼프와 반대 입장입니다. 트럼프의 고강도 보호무역에 비해 클린턴은 저강도 보호무역을 견지합니다. 오늘 연설에서 불공정 무역협정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한미FTA나 TPP를 명시하진 않았습니다. 남편인 빌 클린턴과 자신을 밀어준 오바마가 해놓은 통상협정을 부정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마이너스일 겁니다. 당장은 노동자 표심을 의식해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유턴하는 차선에 들어섰지만, 집권 후 실제 유턴한다면 그의 정치적 자산은 초반부터 소진될 위험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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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현각 스님 "돈만 밝히는 한국불교와 인연 끊겠다"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인 스님 현각이 한국불교에 실망해 인연을 끊겠다고 합니다. 상명하복식 관습, 국적·성 차별, 기복신앙에 실망했다는 겁니다. 주한 외국인 스님은 조계종의 장식품에 불과하다, 조선시대에 어울리는 교육으로 합리주의적 서양인을 어떻게 가르치나, 기복이다, 하는 말이 하나하나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가 지적한 문제가 어디 조계종에만 국한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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