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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로 출근합니다…일하는 방법 혁신한 신한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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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서울 역삼동 신한은행 도곡중앙점 1층에 마련된 신한은행 스마트워킹 강남센터. 업무용 좌석 37개와 회의실이 갖춰진 센터에서 근무 중인 은행 직원들은 간편한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다트가 마련된 휴게공간은 캐주얼한 분위기를 풍겼다. 신한은행은 26일 강남과 죽전·서울역에 총 3개의 스마트워킹센터를 열었다. 직원들은 기존 사무실이나 영업점으로 출근하지 않고 이 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이곳은 복장제한이 없어서 반바지나 후드티 차림도 가능하다. 이날 스마트워킹 강남센터에서 근무한 인재개발부 방영범 차장은 “본점까지 한 시간 가량 걸리는 출근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자유로운 분위기가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등 3곳에 스마트워킹 센터
사무실 출근 않고 자유롭게 업무
은행권 첫 자율출퇴근·재택근무도

신한은행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최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이날 스마트워킹 강남센터 개소식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직원 행복과 은행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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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나 스마트워킹센터를 이용하는 스마트워크제의 적용 대상은 약 6500명이다. 본부에서 기획·연구조사·상품개발 업무를 맡고 있거나 ICT그룹의 분석·설계를 담당하는 직원이 주를 이룬다. 은행 내부 전산망에 접속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으면 재택근무, 전산망은 이용하지만 협업 없이 단독으로 업무를 하면 스마트워크를 선택하면 된다. 영업점 직원 중 외부섭외를 담당하는 RM(기업담당자)이나 PB(프라이빗뱅커)도 스마트워킹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영업점 직원을 포함한 1만4000여 명의 전 직원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출근시간을 미루거나, 해외 파트너의 업무시간에 맞추는 경우가 해당된다. 도입 단계여서 신청자는 자율출퇴근제 8명, 스마트워크제 30명에 그쳤다.

재택근무 신청자는 아직 없다. 은행 측은 보다 많은 직원이 유연근무제를 선택하도록 지점장·부서장들을 독려하고 있다. 우선 올 연말까지 유연근무제를 시범 실시한 뒤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은 우수인력을 붙잡기 위해 앞다투어 재택근무제를 도입 중이다.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본사 직원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해온 재택근무를 이달 말부터 전체 사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만8000명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보안 처리된 업무용 단말기를 직원에게 지급키로 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도 이달부터 본부 직원 4000명을 시작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미즈호은행도 올해 안에 재택근무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3대 은행이 모두 재택근무 체제가 된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은 미미한 수준이다. 고용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제를 채택한 기업은 고작 3%에 그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강민정 여성고용연구센터장은 “유연근무제는 직원 만족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에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재택근무를 하면 인사평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 때문에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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