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제구실 못하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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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일로 TV교육방송(KBS 제3TV)이방영 5돌을 맞았다. 그동안 평생교육과 학교교육의 보조수단으로서 이에 대한 관심은 커졌으나, 아직도 뚜렷한 방송체계가 없이 소기의 방송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급학교의 TV와 VTR등 시청각교육장비 보유비율(85년말 현재66%)이 늘어나면서 그 활용률도 81년의 11%에서 36.9%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활용률 신장은 방학숙제라는「강제적 시청요구」에 의한것으로, 프로그램 자체의 개발이나 기획및 투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출범당시부터 송출과 제작의 주인이 불분명한 가운데 시작된 교육방송은 「버려진 채널」이란 지적까지받고 있다
현재 TV교육방송은 한국교육개발원이 학교방송인 학습프로(39 1%)를, KBS가 어학물·다큐멘터리를 포함한 성인교육프로(60. 9%)를 제작하고 있다. 송출은 모두 KBS가 맡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제작의 이원화는 프로그램의 부조화와 수준의 차이를 남고 있다는 지적이다. KBS는다른 채널(1, 2TV)의 분위기에 맞춰 제작하는 반면, 교육개발원측에서는 교육적인 입장을 강조하기 때문.
따라서 교육방송의 이원화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는게 교육계와 방송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해 방송위원회의 위촉으로「한국교육방송의 활성화방안연구」를 공동연구한 원우현(고려대), 신극범(한양대) 교수는 방송체계의 일원화와 두기관의 업무를 조정하는 교육방송조정기구의 설치를 제안했다.
이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기존의 조직과 설비를 합친 독립 교육방송국의 설치를 주장했다
UHF채널로 방영되는 교육방송은 아직도 난시청지역(44%)이 많고, 방영시간 또한 교육방송활용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홍기형한국교육개발원 방송본부장은『일반 TV프로그램과 똑같이 하오5시30분부터 방영되기 때문에 보다 재미있는 어린이만화등의 일반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을 빼앗긴다』며 『유치원·국민학생 대상 방송부터 학교수업시간에 맞추거나 한시간정도 일찍 방영하는 방법이 검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UHF채널의 가시청권은 전국적으로 60%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서울지역에서도 지형에 따라 시청이불가능한 지역이 많다. 또 유일한 VHF채널방영 교육방송프로그램이었던 MBC-TV 의 『중학영어』 『고교영어』는 지난해 11월4일 TV아침방영시간 단축과 함께 사라졌다.
그동안 실험이나 관찰을 위주로 하는 기초과학프로그램이 늘어나는 등의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교실안에서의 칠판식 강의를 그대로 옮겼을 뿐으로 영상매체의 특성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되 많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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