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모형 유람선」한강에 어울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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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독창적이다』,『유치하다』는 엇갈린 주장속에 한강의 동물모형 유람선에 대한 논쟁이 보름째 계속되고 있다. 동물모형 유람선의 제작책임을 맡고 있는 (주)세모의 이복훈본부장과 세계를 여행하면서 각국의 유람선을 보아온 여행가 김찬삼씨의말을 들어본다.

<찬성 주세모 제작책임자 이복훈씨>
일반에 공개됐다가 일부로부터 『한강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논란이 되고 있는 동물모형 유람선 제작 책임자인 (주)세모(선박제조업)의 엔지니어링사업본부장 이복훈씨(46)는대단히 답답하고 안타까운 표정이다.
『우리의 독창적인 유람선을 띄워 한강의 명물로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번의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동물모형은 누구의 아이디어였읍니까.
▲세모의 유병언사장(45·삼우트레이딩대표) 이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했읍니다. 이것을 저희회사 기술팀과 미국의 요트제작회사 설계사가 협력해 설계했읍니다.
-많은 모형가운데 하필 동물모형을 딴 이유는.
▲유사장과 본사의 연구팀이 세계 각국을 돌며 유람선을 연구한 결과 각국이 특성있는 유람선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우리의 기호에 맞는 독창적인 배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대전제였고, 다음에 86, 88년을 맞으면서 세계인의 눈에도 거슬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읍니다.
그러다보니 88올림픽의 마스코트이며 아시아의 대표적동물인 호랑이, 유럽과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동물인 사자, 힘과 정의의 상징인 말,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공작·백조를 모형으로 딴것이죠. 어린이들 좋아할것이고….
-밀림에 사는 호랑이가 강물에 뜨는게 이치에 안맞는다는 말이 있는데.
▲모형으로 삼은 6가지동물 모두 물에 친숙합니다. 특히 호랑이가 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잘못알고 계신겁니다. 고양이과인호랑이는 물을 좋아해 수영을 즐기고 몸을 물속에 담근채 머리만 내놓고 멱을 감습니다.
-한강을 동물원으로 착각하느냐는 비난도 있죠.
▲한강에 물고기가 되살아나고 철새가 되돌아왔다고 매스컴이 대서특필하고 시민들이 먹이를 주고 자연보호운동을 하는 이유는뭡니까. 동물을 많이 끌어들이자는 것 아닙니까. 동물배가 둥둥 떠다녀 한강이 동물원처럼 된다면 더 좋은일 아닙니까.
-만일 자문위원회에서 모형을 바꾸라고 결정한다면 어떻게 하겠읍니까.
▲호랑이 모형배를 꼭 한번 띄워본 후에 여론을 듣고 싶습니다. 그때 모두 싫어한다면 스스로 모형을 바꿔야죠. 30여억원의 돈을 들여하는 사업이니까요. 그러나 띄워보기전이라도 자문위나 서울시가 바꾸라면 따를 도리밖에 없지 않습니까. 다만 공기를 맞추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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