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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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명승부의 기대로 탁구계를 모처럼 크게 들뜨게했던 양영자(23·제일모직) 와 현정화(17·부산계성여상) 의 정상대결은 양의 일방적인 압승으로 끝났다.
탁구최강전 제2차챔피언결정전 (1일·문화체)여자부 결승에서 양은 한치의틈도 주지않고 줄곧 리드한끝에 3-0(21-12, 21-18, 21-15) 으로 완승,「역시 양영자」 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양은 우선 서브에서 단연 현을 압도했다.
스카이서브·백드라이브서브등 힘과 회전이 뛰어난서브는 현으로 하여금 효과적인 리시브를 불가능케해 3구·5구를 마음껏 공략, 쉽게 점수를 올렸다.
노련한 게임운영도 압권. 양은 현의 속공리듬을 깨뜨리기 위해 볼의 완급·송구점을 수시로 변화시켰으며 필요할땐 철저한 수비로 들어가 범실을 유도하기도 했다.
양은 경기직후 『현의 스피드는 대단했으나 이렇다할 서브가 없었고 서비스의 리턴도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보내지 못해서는 기선을 제압당할 수밖에 없다』 고 했다.
현은 『도대체 타이밍과 박자를 맞출수가 없었다. 급한 마음에 스매시 범실이 너무 잦았다. 영자언니는 이제까지 내가 싸워온선수들과는 너무 달랐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탁구인들은 『역시 아시안게임에서는 양이 에이스가 될수밖에 없다』 면서 결과에 대체로 수긍하는 표정.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양은 이로써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게 됐으며 현은 자신의 약점을 냉철히 되돌아 볼수있는 좋은 계기가됐기 때문. 탁구인들은 현이 『다음에 기회가 오면 이처럼 허무하게 지지는 않겠다』 고 벼르고 있는것을 크게 환영하면서 이들 두 라이벌의 상호경쟁이 여자탁구의 많은 발전을 가져올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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