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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의 여제" 방한나흘째|WP 그레이엄회장 정·재·학계인사들과 만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방한 4일째를 맞은 「캐더린·그레이엄」 워싱턴 포스트회장은 27일 전두환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비롯해서 한국의 각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 바쁜 일정을 보냈다.
도착 첫날인 지난 24일 저녁 한국의 정계·재계·학계인사 20여명을 초청, 만찬을 가진바 있는 「그레이엄」회장은 25일엔 중앙일보사를 방문했고 김수환 추기경과 1시간 가량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그레이엄」 회장은 일요일인 26일에도 비무장지대(DMZ)시찰과 대우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한편 27일 상오에는 이민우 신민당총재, 김영삼·김대중씨와 조찬을 함께 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레이엄」 여사는 이번 방문중 한국문화와 문화재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25일 비원을 둘러보며 단청과 정원배치·궁중풍속 등에 호기심을 보였다.
「그레이엄」 여사는 발행 80만 부의 워싱턴포스트지와 3백65만 부의 주간뉴스위크지 경영을 23년간 이끌어온 미국언론계의 「여제」. 그래서 그녀의 영향력은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보다 크다는 평이다.
「그레이엄」 여사가 지난23일 일본 동경에서 뉴스위크 일어판 발행을 기념하는 파티를 연 자리에는 「나까소네」수상이하 일본 정·관·재·언론계의 실력자들이 빠짐없이 참석했고 「레이건」대통령은 비디오테이프에 메시지를 담아 보내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비치기까지 하여 그녀의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
「그레이엄」 여사는 이병철 회장에게 『한국·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공부」를 위해 이번 여행길에 올랐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역할은 「워싱턴특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 같다.
「그레이엄」 여사는 1917년 생. 그녀의 부친은 워싱턴 정·재계의 거물이었던 「유진·메이어」. 그녀는 시카고대학을 졸업하고는 바로 그때 마침「유진·메이어」씨가 매수한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자로 들어갔다.
남편 「필립·그레이엄」씨가 경영을 맞고있는 동안은 3남1녀의 어머니역과 기자일에 몰두했지만46세때 부군과 사별하게되어 갑자기 미국제1의 「언론왕국」의 경영을 떠맡아 워싱턴포스트와 뉴스위크를 오늘의 위치에까지 끌어 올렸다.
이번 아시아순방에 워싱턴포스트의 「메그·그린필드」주필, 「짐·호글랜드」편집 부국장, 뉴스위크의 「에드미스턴」사장, 「오킨클로스」편집국장, 그리고 2명의 동경특파원을 대동하고 있는 것도 그들의 안목을 넓혀 신문과 잡지의 질을 높이려는 그녀의 집념을 반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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