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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비싼 이유, '유한킴벌리 공화국' 때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최근 저소득층 청소년이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하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비싼 생리대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생리대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과점 시장이 형성돼 왔다. 2014년 통계청에 따르면 생리대 시장규모는 4850억원에 달했다. 최근 업계 통게에 따르면 생리대 시장은 유한킴벌리가 55%, LG유니참 23%, 한국P&G 15%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93%를 차지하는 셈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4조에 따르면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100분의 50이상이거나 3 이하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100분의 75이상일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독과점)로 추정한다. 법적 기준에 따르면 생리대 시장은 오래 전부터 독과점 시장을 형성해왔다.

김승희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독과점 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 측은 "개별 사건으로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대는 여성의 생활필수품이므로 가격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04년 부가가치세 면세 품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현재 생리대 가격을 관리하거나 조사하는 정부 부처는 없다.


김승희 의원은 "기획재정부·산업자원통산부·공정거래위원회에 생리대 제조·납품원가, 판매가격에 대해 자료를 요구했으나 '소관업무가 아니다' '관련 자료가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제조업체는 시장을 사이좋게 나눠먹고, 유통업체는 높은 마진을 붙여 폭리를 취하는데다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생리대를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한킴벌리의 '화이트 NEW시크릿홀 울트라 날개 중형(36개입)'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9898원으로 2012년 같은 달 가격(7381원)보다 19.3% 올랐다. P&G '위스퍼 리프레시 클린케어 중형날개'의 가격은 2011년 6월 7871원에서 지난달 8705원으로 10.6%나 뛰었다. 최근 5년간 소비자 물가지수가 5.6% 상승한데 반해 이들 제품은 물가지수 대비 각각 3.5배, 1.9배나 올랐다.

김 의원은 "생리대 가격이 비싼 이유는 생리대 제조업체의 독과점 문제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의 폭리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지난달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계열 A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좋은순면(중형)'은 편의점이 납품받는 가격이 2445원인 반면 판매가는 8900원으로 납품가 대비 판매가가 무려 264%에 달한다. 다른 제품도 최소 82%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가대비 판매가는 82~264%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생리대 면세 혜택은 국민이 아닌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로 돌아가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처럼 자기 일이 아니라고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생리대를 포함한 생활필수품의 독과점 폐해와 가격남용행위에 대한 조사와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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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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