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를 바다 밑으로 연결시키려는 「2백년의 꿈」이 드디어 실현을 보게 되었다.
영국의 「대처」 수상과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20일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도버해협 터널 건설 계획에 서명했다. 전장 51㎞인 이 터널의 총 공사비는 36억 달러로 내년에 착공하여 93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도버해협에 해저터널을 뚫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1751년 프랑스의 지질학자 「에콜라·데마레」다. 그는 당시 아미에 아카데미가 모집한 현상 공모에 이 안을 내어 당선했다.
1802년에 「나폴레옹」은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으면서 이 터널 건설 계획을 제안했었다. 그리고 몇 년 뒤 「나폴레옹」이 다른 유럽 제국과 교전에 들어가자 영국은 이 터널이 침공 루트가 되지 않을까 불안에 휩싸였다.
그러나 1878년에는 양국이 터널 협정에 조인, 프랑스는 칼레 남쪽 상가트촌에 최초의 시험 갱을 뚫기 시작했다. 영국은 3년 뒤 도버읍 근처에서 같은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1882년 영국 의회는 역시 「국가의 안전」을 위해 터널 건설 계획을 중단키로 의결한 일이 있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터널 건설 계획은 여러 번 제론 되었다. 2차대전이 끝난 직후 영국 의회는 「원자탄 시대에 터널 침공」 운운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터널이 완성되면 지금까지 파리에서 런던까지 5시간 걸리던 것이 3시간반 정도로 단축된다.
기술적으로도 도버해협 터널 건설엔 별로 큰 문제가 없다. 실제로 이 터널은 전장 53.85㎞로 세계에서 가장 긴 일본 세이깐 터널보다 3㎞나 짧고, 해저 굴착도 깊이 할 필요가 없다.
청함 터널의 경우는 해저 밑 1백m에서 단단한 규암 지층과 싸웠고 또 지진을 염두에 둔 공사였다.
도버해협 터널은 해저 40m의 야물지 않은 초크층(천해의 퇴적물로 형성된 이회질의 지층)에 건설하는 것이다.
이 세이깐 터널 건설의 주역인 「삿사」(북해도대 명예교수)란 사람은 현재 현해탄의 해저터널도 구상하고 있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일본에서 한반도를 거쳐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장장 2만㎞의 「유라시아 하이웨이」라는 꿈같은 계획이다.
일본측은 이미 대마도까지 지질조사를 끝내고 올해 안에 일단 노선을 확정하기로 되었다.
인간의 꿈은 언젠가는 실현된다. 그러고 보면 이 대 역사도 머지 않아 현실로 나타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