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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주가, 기세 꺾이는가… "닌텐도 때문?"

중앙일보

입력

화려하게 미국과 일본 증시에 데뷔했던 라인의 기세가 꺾이는가.

‘포켓몬 GO(포켓몬 고)’ 광풍 탓에 투자자들의 돈이 닌텐도로 집중되면서 라인의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20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라인 주가는 전날보다 2,13% 오른 4075엔으로 마감했다. 비록 이날 주가는 상승했지만 전날인 19일에는 8.17%나 하락했다. 같은 날(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라인은 10.1% 급락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씨킹알파(seeking alpha)는 “올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기업공개(IPO)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 라인 주가가 예상보다 맥을 못 추고 있다”고 전했다.

라인은 지난 14일 도쿄증권거래소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주식예탁증서 방식)에 동시 상장됐다. 15일 도쿄에서는 공모가(3300엔)보다 48% 오른 4900엔에 거래를 시작해 32% 상승한 4345엔(약 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첫 거래일에 공모가(32.84달러)보다 26.6% 오른 41.58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던 것일까. 이후 라인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19일 도쿄증시에서 라인 주식 거래대금은 265억 엔(약 2844억 원)으로, 15일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테라오 카즈유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닌텐도에 몰리면서 라인 주가의 상승 기세가 주춤했다”라며 "라인은 성장전략이 뚜렷하지 않지만 닌텐도는 성장잠재력이 (라인보다) 크다”고 말했다.

닌텐도 거래대금은 19일 도쿄증시에서 개별 종목으로는 사상 최초로 7000억 엔을 넘어선 7036억 엔(약 7조5800억)을 기록했다.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전체 거래량의 4분의 1에 달한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일본 담당 권재형 연구원은 20일 “닌텐도 때문에 라인 주가가 떨어졌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포켓몬 고가 인기를 끌며 닌텐도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포켓몬고 열풍 이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일본 주식 거래량(하나금융투자 고객 기준)은 닌텐도를 중심으로 6배가량 늘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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