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생방송 중···박지원식 '손가락 하트'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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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215호에 5대의 모니터가 설치됐다. 한 대는 정면을 향해 높이 설치됐고, 둥그렇게 둘러앉는 형태의 비상대책위원 좌석 앞쪽으로 나머지 4대가 설치됐다. 비대위원들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화면에는 부산 지역 지지자라고 소개된 사람들이 등장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애교섞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인터넷 방송국인 'ON 국민방송'을 개국했다. 'ON 국민방송'은 방송중이라는 의미의 'on-air'에서 'on'을, '국민의당'에서 '국민'을 조합해 이름을 지었다. 'ON 국민방송'은 앞으로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 SAY', 당 소속 의원들의 좌담회를 보여주는 'TALK, TALK GO' 등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포 당사에 가상 스튜디오(Virtual Studio) 설비도 갖췄다.

개국 첫날 비상대책회의 회의장에서 박 위원장은 온라인 화상통화 '스카이프'를 통해 부산 지역 지지자들과 쌍방향으로 실시간 소통 행사를 가졌다. 한 남성 지지자가 비대위원들에게 "저희가 믿고 지지하는 정당이 명확한 컬러를 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자 김 정책위의장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화상통화 중 통신연결이 중간 중간 끊기며 박 위원장이 잠시 당황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위해 오사카에서 건너왔다는 한 여성지지자의 발언이 들리지 않자, 박 위원장은 어깨를 으쓱하며 '뭐라고?'라는 입모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감사하다"며 "오사카 가시면 오사카 총영사가 제가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 할 때 저희 비서관이다. 꼭 찾아뵙고 인사 전해달라"고 부탁하며 난감한 상황을 무마시켰다. 이어 다른 여성 지지자가 "부산은 국민의당 입장에선 불모지다. 비대위나 이런 큰 회의들을 한 번쯤은 이쪽(부산)에서 해주시길 간청한다"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아주 좋은 말씀"이라며 "비대위 꼭 가서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부산 지역 지지자들에게 "당의 기초를 튼튼히 해서 안철수 전 대표나 천정배 전 공동대표 등 여러분들이 경쟁해서 꼭 승리해서 정권교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부산에서 안 전 대표가 저렇게 인기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다음에 대통령 될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ON 국민방송' 개국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짧은 시간에 온-오프 융합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방송은 국민들에게 당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들과 최일선에서 소통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ON 국민방송'이 국민의당 모든 당원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도 해주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ON 국민방송' 개국을 총괄 지휘한 김영환 사무총장은 "그동안 정치는 '나를 따르라' 식의 그런 정치를 해왔다"면서 "(지금까지는) 정치와 정책의 생산자가 국민들에게 정치를 강요하는 그런 정치를 해왔지만 'ON 국민방송'을 통해 정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가 되고 서로 섞이는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 융합) 정당'으로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21일 오전 8시15분부터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국민의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이유와 그에 따른 대책 및 해결 방안 등을 설명하는 '사드 배치 철회 요구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20명의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각각 30분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며, 박 위원장은 21일 오후 4시30분부터 17번째 주자로 나선다. 가장 마지막 발언 주자는 정동영 의원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번 필리버스터에 참여하지 않는다.

박가영 기자 park.ga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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