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대 합격자 서울대 몰려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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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특차전형으로 이미 등록까지 마친 신설 과기대 합격생 상당수가 서울대 자연계학과에 2중 지원, 합격선을 크게 올려 일반 수험생에게 피해를 주게됐다.
13일 일선고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5일 과기대에 최종 합격한 5백29명중 4백여명이 학력고사에 응시했으며 이중 3백점대의 고득점자 1백50여명이 서울대 자연계학과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일반 수험생들은 과기대합격후 2중 지원한 고득점자와 경쟁해야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됐고, 이들에 밀려 자연계 우수학생이 서울대나 과기대에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됐다.
일선교사들은 과기대 합격생들이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의 인기학과에 몰릴 것으로 예상, 이들 학과의 합격선이 2점정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일부 고교에서는 서울대 합격자수를 늘리기 위해 과기대 합격생을 서울대에 응시 시켜 합격만 시킨뒤 다시 과기대로 진학해도 된다고 권유하는 바람에 서울대에선 이들이 응시한 학과가 등록미달 현상까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A고교의 경우 2명이 과기대에 합격했는데 이중 학력고사에서 3백8점을 획득한 학생이 서울대 물리학과에 2중 지원했다.
이 수험생은 물리학과에 낙방하더라도 2지망 합격은 무난한 것으로 보이나 수험생 본인은 어떤 경우라도 계속 과기대진학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것.
서울 B고교의 경우도 과기대 합격생 2명중 3백점 이상인 1명이 서울대 공대를 지원했다.
일선교사들은 서울대에 지원한 과기대 합격자가 과기대를 포기하는 경우와 가정형편 등으로 서울대를 포기하는 경우로 나누어져 결국 2개 대학 모두 실제 등록미달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일선교사들은 특차전형 대학 합격자의 2중 지원을 막는 장치가 없어 이같은 혼선을 빚게 됐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입시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생길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기대 측은 지난해 12월20일까지 19만9천원씩의 등록금을 받고 등록을 실시했는데 합격생 5백29명중 5백24명이 등록을 마쳤다.
과기대측은 합격생의 이탈을 막기위해 그동안 교수1명이 5명씩을 맡아 설득작업을 벌여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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