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라"는 국방부… 한 술도 안 뜨는 성주 군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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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군민들이 국방부가 제공한 만찬 음식을 단체로 거부했다. [사진 현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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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군민들이 손도 안 댄 수박과 방울 토마토 [사진 현일훈 기자]

13일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 지역으로 경상북도 성주를 최종 선택하면서 성주 군민 200여명이 오후 4시 서울 용산 국방부 컨벤센센터에 몰려왔다. 이들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3시간 넘게 성주 군민은 국방부 관계자들과 대치했다. 이후 오후 7시30분쯤 국방부가 성주 군민을 위해 컨벤센센터 1층에 볶음밥과 과일 등 식사 자리를 마련했지만 군민들은 한 명도 이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군민들은 “우리들은 개, 돼지가 아니다" "국방부가 주는 것은 물도 먹지 말자”며 제공하는 모든 음식을 거부했다.

이날 45인승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도착한 ‘사드 성주배치 반대 범군민 비대위’ 군민들은 ‘사드 결사반대’라고 쓰인 빨간 어깨띠와 머리띠를 두르고 버스에서 내려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드가 배치되는 성산리 방공포대가 인구 밀집지역인 성주읍 등에서 1.5㎞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정부의 결정을 성토했다. 또 지역민의 60% 종사하는 참외 농사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드 배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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