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US 스틸의 합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포항종합제철이 미국 굴지의 거대기업 US 스틸과 대규모 합작사업을 벌이기로한 소식은 세계철강업계에 큰 충격을 주는 동시에 우리에게는 신선하고 자랑스러운 소식이 될것이다.
개방체제 아래서는 거대기업간의 국제적 이합집산이야 다반사로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이번 포철과 US스틸간의 합작사업은 이런 범상한 제휴와는 달리 우리에게는 특별한 의미와 함축을 갖게만든다.
그 첫째는 역시 국내산업으로는 드물게 보는 포철의 강력한 생산성과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다시금 입증된 점이 인상적이다. 세계철강업계로서는 후발참여였던 포철이 불과 10여년동안의 각고만으로 세계유수의선진제철소를 능가하는 경쟁력을 확보한데대해 국제철강업계는 하나의 경이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포철의, 국제적인 성가가 대규모 합작사업을 가능케한 기본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포철은 자긍을 느낄만하다.
이번의 합작선인 US스틸은 한때 미국의 힘의 상징처럼 든든한 국내기반과 거대자본·기술력·시장지배력으로 미국산업계를 주도해온 초대기업인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이같은 거대기업이 최근 10년간 걸어온 길은 포철과 비교할때 너무나 대조적이다. 초대규모의 자본장비율이 오히려 신속한 설비개체를 어렵게 만들어 결과적으로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써 70년대 후반부터는 급속한 경쟁력 저하를 겪어왔다.
이에 비해 우리의 포철은 설계시초부터 최신설비와 공정, 운영과 마키팅의 현대화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일찍부터 강한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었다. 이 두 상반되는 경험은 산업효율의 저하가 당면과제인 국내산업계에도 크나큰 교훈이 될수 있다.
더우기 포철과 US스틸의 합作은 포철의 앞선 경영기법과 생산성을 미국의 일류기업과 나눈다는사실 외에도 점증하는 대외수입규제의 장벽을 기술과 경쟁력으로 극복할수 있다는 선례가 되는 점을 높이 평가할만하다. 미국은 자국의 철강산업이 사양화된 이후 수입규제의장벽을 높여왔고 지금도 엄격한 자율규제의 제약읕 받고있다.
이번의 합작계약은 자율규제기한이 끝난뒤부터 원자재인 국산 핫코일의 전량공급을 기약하고 있어 철강수출에 하나의 크나큰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국내 사상 최대규모의 이번 합작은 규모면에서도 국내기업의 관리능력신장을 실감나게 만든다. 이 모든함축과 의미는 오로지 포철의 탁월한 경제성과 투자효율·생산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볼때 국내산업계로서는 하나의 시범이 될만하다. 세계시장 곳곳에서 규제와 한계에 부닥쳐온 국내수출산업들이 어디서부터 돌파구를찾아야할 것인지를 포철은 시범하고 있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