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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가 말하는 나의 인생 나의 건강 김계숙 박사<80·전서울대대학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조선조임금 성종과 계비정현왕후윤씨, 그리고 중종이 묻혀있는 선릉과 정릉(강남구삼성동소재)사이 오솔길에 노철학자한분이 사색의 산책을 하고 있었다.
국내철학계의 원로 김계숙박사(80·전서울대대학원장).
『나보고 철학자, 철학자하는데 기실 철학교수일뿐이지 철학자까지는 못돼요.』
60여년간 오직 철학속에 천착해오고서도 아직 철학자라는 호칭은 사양하고있다.
『내가공부했다는게「칸트」「헤겔」로 대표되는 서양근세 철학인데 한국인으로서 한국철학·동양철학에 몰두하지 못했으니 진정한 의미의 철학자라고 할수는없지않소』
그래서 김박사는 은퇴(70년)이후로는 우리의철학, 동양의철학을 섭렵하는데 주력해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내년 출간을 예정으로 작년부터 고등학교 철학교재용 참고서를 집필중인데 그 주요내용이 정신적 지주로서의 동양철학과 과학기반의 서양철학.
근세한국철학자와 서양철학자들의 연계성등을 강조했다고.
망구의 연륜에서도 집필을 계속할 수 있는 기력의 원천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본시 이북(함남홍원)출신으로 이날까지 혼식을 섭생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오』섞어 먹는 잡곡은 주로 차조와콩·팥등인데 자제들에게도 늘상 혼식을 강조해 모두 생활화시켰다고 말한다.
섭생이외에도 김박사는 무척 과학적인 건강법을 고안, 실천해 오고있다.
『매일산책을 하는 것은 다른 늙은이들과 다름없지만 난 좀달라요. 산책코스를 A·B·C의 세가지로 구분해서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선택한다오.』
즉1km거리의 A코스, 1.5km거리의 B코스, 2km거리의 C코스(선·정릉코스)로 나누어 이코스를 번갈아 산책하면서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다.
소시적에 연식정구와 스케이팅·수영등으로 자연스럽게 체력을 쌓아온 김박사는 3년전까지도 1주일에 한번씩 수영장을 찾았을 정도로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갖고있다.
정신건강의 비법으로 매사 복잡한 사고나 한꺼번에 여러 가지 사고를 피한다는 김박사는 지난달에 미국에서 다니러 온 둘째딸과 전국일주를 했을 정도로 여행도 즐긴다.
글 윤재석기자.
사진 장남벽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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