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동경선로의 경유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북한이 북경∼평양∼동경을잇는 항공로의 개설을 국제민항기구(ICAO)에 정식 제의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의 항로확장 논의가다시 활발해졌다.
중국본토와 일본을 잇는 항로는이미 개설돼 있으나 한반도를 피해 회항하기 때문에 시간과 거리및 비용의 낭비가 불가피했다.
한반도남단과 상해를 거쳐 돌아가는 지금의 북경∼동경노선이 한반도를 거쳐 직항할 경우그것이 남한을 거치든 북한을 거치든 대략시간으로는 1시간8분, 거리로는 4백99노티컬마일을 단축시키는 경제성이 보장된다.
그 때문에 직항노선개설 움직임이 70년대 중반부터 일기시작하여 82년에는 한층 구체화됐다.
당시는 중공∼한국∼일본노선과 중공∼북한∼일본 항로를 병행개설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가장 타당성있게 검토됐었다.
한국은 이에 찬의를 표했으나 북한은 이렇다할 이유를 제시하지못한채 이에 반대, 평양을경유하는 한개의 노선만 개설할것을 고집해 왔다.
이번에 북한은 중공∼북한∼일본항로의 개설을 스스로 제의했으나 서울을 경유하는 항로에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82년 당시 북한은 여객기 2대를 가지고 북경과 소련의 하바로프스크를, 그나마 여객이 있을때만 부정기적으로 운항해 왔었다.
또 관제탑을 운영할만큼 훈련된요원이 없었고 평양공항의 시설도국제노선을 수용처리할 수준이 못됐었다.
이번 북한의 제의는 이같은 낙후성이 개선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평화공세 제스처의 하나인지 그 저의가 아직은 분명치않다.
그러나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남한과 북한을 경유하는 두개의 직항노선이 동시에 개설돼야한다는 종래의 국제적 원칙이 채택돼야 한다. 그것은 남북한에 대한 균형적인 배려가된다는 점에서 뿐만이 아니다.
항공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서울경유 노선 이용률이 훨씬 높을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여객의 수나 화물의 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또 그같은 교차항로가 정치적으로 단절된 관계발전에 도웅이 되어 그것이 결국은 동북아의 평화와번영에 기여하고 남북한문제의 해결에도 간접적이나마 도움이 될수있을것이다.
더구나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같은 교차직항항로의 개설이 동·서양진영 참가자들에게 더없는 편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실현되어야한다.
우리 당국도 우리의 방안을 ICAO에 재시하여 북한의 제의와 함께 논의되도록하고 그 실현을 위해 국제적인 로비활동도 적극 펴나가기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