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가 망가지고있다|북한산·서오릉등·유흥업소〃흥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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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근교 그린벨트가 허물어지고있다.
벽제·서오능·과천일대 개발제한지구에는 대형갈비집들이 들어서 흥청거리고 북한산·관악산계곡의 그린벨트에도 수림을 마구 갈라내고 시멘트로 좌판을 설치, 야외영업을 하는 유흥업소들이 늘어나 자연경관을 해치고있다.
더우기 대형 갈비집들은 사유지임을 내세워 야외에 연회장·조리시설·식탁등을 꾸미고 농막모양의 정자를 세우는등 무허가 시설을 마구잡이로 해놓고있다.
그린벨트의 이같은 훼손은 80년대들어 이지역의 개발을 억제하는 단속이 허술해진데다 일부 업주들이 같은 평수의 건물을 고쳐짓거나 한대지에 있는 여러채의 건물을 합쳐 지을수 있도록한 그린벨트관리규정을 악용하고있기때문.
그린벨트지역에 살면서 방한칸을들이거나 화장실조차 제대로 고치지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대형업소의 위력앞에 맥을 못추는 형평잃은 단속에 당국의 공신력을 의심하고 있다.
통일로변 벽제대자리에 있는 대형갈비집 늘봄농원과 벽제갈비의 경우 그린벨트고시 이전부터 있던 기존주택을 헐어내고 규모는 큰 한식연회장을 신축, 주변에 수림을 가꾸고 조경을 꾸며 야외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지 1만5천평의 늘봄농원은 한옥으로된 본채 50여평과 4개부속건물등 모두2백50여평이 식당 또는 연회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나무를 심어 가꾼 수림속에 3개의 야외식당, 2개의 잔디연회장이 있다.
이 음식점은 금년10월의 IMF·IBRD총회를 앞두고 당국으로부터 관광객 접대음식점으로 지정되면서 고양군청의 허가를 받아 동일부지안에 있던 낡은가옥 3채를 헐어내고 43평규모의 기와집 연회장을 새로지어 영업장소로 쓰고있다.
늘봄농원 부근 벽제갈비의 경우도 기존주택 2채를 영업장소로 쓰고 부지6천여평중 일부에 평상을 놓고 그위에 차양시설을 해 야외 음식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통일로∼의정부 사이 개발제한지역인 장흥면부곡리에도 상전갈비등 3개의 유원지식갈비집이 들어서 계곡에연회시설을 해놓고 장사하고있다.
남태령너머 서쪽 숲속에 있는 갈비집 동원가든의 경우 종전에 있던 주택·점포·축사·창고등을 헐고 동일범위내에서 2개의 건물을 개축, 하나는 갈비집으로, 하나는주택·창고용으로 사용하고있다.
서오능 재실 바로 앞에는3개의갈비·장어구이 음식점이 기존 주택에 잇대어 비닐로 10∼20평짜리 네모반듯한 가건물을 2∼3개씩 꾸며 난로까지 피우고 영업하고 있다.
이밖에도 그린벨트인 북한산성·송추계곡·안양유원지·남한산성등에도 계곡마다 술집·음식점·상점등이 들어차 계곡에 시멘트 또는 나무로 좌대·평상등을 만들고 가건물을 세워 풍치를 파괴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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