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여대생' 강도 피의자는 공채 출신 개그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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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는 10대 소녀가 강도피해를 당한 후 의식불명 상태에 놓인 가운데 범인이 유명 방송사 공채 출신의 무명 개그맨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5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10대 소녀 강도치상 혐의로 지난달 22일 검찰에 구속기소된 피의자는 A씨(30)다. A씨는 2011년 모 지상파 방송사 개그맨 공채시험에 합격한 후 개그맨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달 5일 오후 11시50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골목길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B양(19·대학 1년생)을 흉기로 위협해 다치게 한 혐의다. 범행 당시 B양은 자신의 뒤에서 흉기로 위협하는 A씨를 뿌리친 뒤 달아났지만 부모에게 강도를 당한 사실을 알린 후 뇌졸증 증세로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B양은 최근까지 세 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형편이 여유롭지 못한 B양 가족은 강도피해 사실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까지 더해져 고통받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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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검거 이후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피해자 가족과 합의도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의정부지검은 오는 6일 범죄피해자구조심의회를 열고 B양에 대한 정부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의정부=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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