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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전당대회장 주변, 물총은 NO 진짜 총은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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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 공화당 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 주변에서는 물총이나 페인트 탄환을 사용하는 모형총기를 소지할 수 없다. 하지만 실탄이 장전된 진짜 총기는 휴대할 수 있다. 18일부터 나흘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얘기다. 황당한 규제가 가능한 건 오하이오주가 ‘오픈 캐리(open carry·공공장소에서 총기를 남에게 보이도록 휴대하는 것)’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50개 주의 절반이 넘는 26개 주가 ‘오픈 캐리’를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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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1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회장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한창 준비 중인 모습. [AP=뉴시스]

3일(현지시간) 격월간지 ‘마더 존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 같은 규정 때문에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기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전당대회 규정은 전당대회 장소 반경 1.7마일(약 2.73㎞) 이내의 ‘전당대회 구역’에선 음료수 병이나 캔, 테니스 공, 끝이 금속으로 된 우산, 물총이나 BB탄 모형총 같은 ‘발사장치’를 휴대할 수 없도록 했다.

당규는 모형총 소지도 불허하는데
오하이오주법은 총기 허용 ‘황당’
언론들 “총기사고 우려 높아져”

하지만 ‘오픈 캐리’가 허용되는 오하이오 주법 덕분에 ‘전당대회 구역’에서도 실제 총기 휴대는 가능하다. 총기 난사사건의 단골손님인 AR-15 등 반자동소총 휴대도 허용된다. 댄 윌리엄스 클리블랜드시 대변인도 “전당대회 기간 동안 ‘오픈 캐리’ 법을 유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의 친(親)트럼프 대의원 제임스 클라인은 ‘마더 존스’와 인터뷰에서 “난 테러리스트가 아니지만 내가 만약 이슬람국가(IS) 요원이라면 공화당 전당대회를 공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호텔이나 만찬장에서 총기를 휴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전당대회가 열리는 ‘퀴큰론스 아레나’ 내부로는 실제 총기를 반입할 수 없다. 전당대회장의 경호를 맡고 있는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인가받은 사법경찰관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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