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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판교 인근 기획부동산 기승, 성남시 검찰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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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업체는 지난해 4월 당시 공시지가가 3.3㎡에 1만원도 안 되는 토지 7768㎡를 3.3㎡당 6만4000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후 ‘임대주택 개발 가능’이라는 광고를 내고 올 초 3.3㎡당 35만원에 모두 매각했다.

#2. B업체는 자사 소유도 아닌 남의 토지를 임의로 가분할 해 놓고 ‘임대·전원 주택 개발 가능, 3.3㎡당 50만~150만원에 매각’이라는 광고를 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제2판교테크노밸리(판교창조경제밸리) 인근에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일대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제2판교 개발 호재를 악용해 금토동 일대 임야가 마치 당장 개발될 것처럼 속여 싼 가격에 매입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파는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가 기획부동산 근절에 나섰다. 시는 4일 금토동 일대 토지를 매입한 7개 기획부동산 업체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세무조사도 의뢰했다. 당장 개발계획이 없는데도 개발계획이 있는 것처럼 과대광고를 해 피해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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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조사결과 이들 7개 기획부동산이 매입한 토지만 금토동 일대 15만㎡에 달한다. 이중 65%는 이미 450여 명에게 매각됐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공시지가가 3.3㎡당 평균 1만원 대에 불과한 토지를 2~3배를 주고 매입했다. 이후 개발이 있는 것처럼 광고해 2~5배 폭리를 취해 되팔고 있다. “제2판교 사업과 연관돼 있다” “임대주택이나 전원주택 개발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과대광고를 했다.

시는 기획부동산들이 정부가 지난해 3월 지역 현안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30만㎡이하의 개발제한구역 해제권한을 각 시·도에 위임한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보고 있다. 또 제2판교와 서울과 인접한 수정구 금토동 일대가 개발사업에 편승해 대규모 도시개발이 있는 것처럼 속여왔다고도 했다.

박광식 성남시 수정구 지적관리팀장은 “금토동 등지의 개발제한구역내 임야에 대해 어떠한 개발계획도 없고, 정부·경기도와 개발과 관련해 협의 된 사항이 전혀 없다”며 “투자자들이 과대광고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 검찰 고발과 세무조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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