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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혜성 왜 기다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오는 27일은 핼리해성의 태양계선회 중 지구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거리(9천3백만km)까지 접근한다고 해서 우주과학자는 물론, 관심 있는 사람들까지도 흥분하고 있다. 76년주기로 태양계를 방문, 지난 1910년 이후 다시 오는 핼리혜성에 이처럼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1910년에 비해 과학이 크게 발전, 탐사위성을 띄울 정도가 됐으므로 이번에야말로 우주생성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혜성은 「우주의 화석」이라고도 한다. 혜성이 생겨났을 때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우주공간을 선회하는 때문이다. 혜성의 가스부분에는 생명의 기초물질인 탄소·수소·질소 등이 들어있어 일부 학자들은 지구에 생명의 씨를 날라다 준 것도 혜성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핼리혜성의 태양계 접근을 맞아 세계적으로 일고있는 관측 움직임을 정리해본다.

<지상관측>
국제핼리해성관측협회(IHW)는 전문가나 아마추어들의 관측기록을 모으고 관측방법을 표준화해 정확한 기록을 남기기 위한 활동을 펴고 있다. 본부는 미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
IHW의 관측요령에 따라 관측자들은 다음과 같은 항목에 대비하고 있다.
①위치관측=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것은 다음 단계의 궤도와 위치를 예측케 한다. 특히 위치관측은 86년3윌초 핼리에 접근하는 인공위성의 방향을 잡는데 중요하다.
②적외선분광관측=혜성의 가스나 먼지를 관측해 그 성분을 알아낸다.
③핵부근의 관측=핼리는 직경 수km의 핵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혜성의 핵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핵의 질량·구조는 태양계의 신비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④아마추어 관측망 구성=혜성의 등장은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실력을 보일 수 있는 알맞은 기회다. 왜냐하면 혜성은 태양에 접근함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관측될지 알 수 없으므로 아마추어들의 관측기록은 혜성연구에 큰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는 연세대 나일성 교수(천문학과)가 관측팀을 구성하고 IHW와 협조하고 있다.

<핼리탐사 인공위성>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혜성부근에서 탐사한다는데 대해 세계의 천문학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현재 궤도에 올려진 탐사위성은 모두 6개. 여기에 내년 3월에는 스페이스 셔틀까지 참여한다.
지난 7윌2일 발사된 유럽우주기구(ESA)의 지오토호는 핼리에 1천k이내까지 근접하는 인공위성.
지오토는 핼리를 비디오 촬영하여 가스의 성분, 입자들의 질량·토양 등을 조사한다.
미국은 지난 78년8월l2일 발사된 아이스위성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아이스는 핼리의 3만2천km 거리에서 혜성의 꼬리부분을 집중 탐사할 계획이다.
한편 내년 3월에 스페이스 셔틀이 발사될 때 NASA는 우주선 화물칸에 자외선 망원경을 설치, 혜성의 구성 물질을 규명한다.
소련은 지난해 12월 베가1, 2호를 발사해 탐사에 나섰다. 베가2호는 핼리의 핵에서 3천km까지 접근할 계획이나 오차가 수천km여서 충돌의 가능성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베가는 핼리의 핵의 형태·온도, 핵주변의 구조와 운동을 측정한다.
베가는 특히 적외선 관측장비를 갖추고 있어 해성의 가스를 투과,핵 에서 나오는 분자와 그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1월8일 사끼가께(선역)호, 8윌19일에는 프라네트A호를 발사했다. 프라네트A는 핼리의 20만km까지 접근해 태양풍과 핼리의 이온을 측정하게 된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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