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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대수랴" 우산 빙빙 응원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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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를 적신 장맛비도 그들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득점포와 함께 터지는 화려한 불꽃놀이도 그들의 열기보다 뜨겁지 않았다.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팬들과 스타가 한마음이 된 아름다운 여름밤의 축제였다.

1984년 이후 19년 만에 대전을 다시 찾은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동안 '별들의 축제'올스타전을 남의 잔치로만 바라봤던 대전 팬들은 17일 오전부터 대전구장 앞에서 장사진을 쳤다. 대전구장 전체 좌석(1만2천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7천1백장의 입장권이 하루 전에 다 팔려나갔다.

역대 올스타전 예매 사상 유례없는 예매율이었다. 대전구장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가득 찼다. 경기 시작 직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에도 자리를 뜨는 관중은 없었다. 펼쳐든 우산을 돌리며 새로운 '응원쇼'를 펼쳤다.

전.현직 스타 플레이어들의 성실한 모습은 관중의 눈과 귀를 끌어당겼다. 추억의 등번호 21번을 달고 다시 나타난 '불사조' 박철순(전 OB), 올드스타전에서 1백40㎞짜리 직구를 씽씽 던져대는 '무등산 폭격기'선동열(전 해태)의 모습에서 팬들은 옛 시절 낭만을 되살렸다.

충주 성심학교 청각 장애인 야구팀의 어린 선수들과 자매결연을 한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의 정겨운 포옹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다. 홈런더비에서 보여준 김동주(두산)의 시원스런 대포행진은 여름밤의 무더위를 날려보내기에 충분했다.

잘 짜인 프로그램과 최선을 다하는 스타들의 플레이. 올스타전이 전하려 했던 꿈과 희망, 감동의 메시지가 팬들의 가슴 속에 단비처럼 촉촉히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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