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大 교수, 이스라엘人 입학 거부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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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가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이유로 이스라엘 학생의 입학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옥스퍼드의 병리학 교수인 앤드루 윌키 박사는 텔아비브 대학의 분자생물학 석사과정 최종학기 중인 아미트 두브샤니(26)가 제출한 박사과정 입학 신청서를 '이스라엘인과 같이 연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윌키 교수는 지난달 23일 두브샤니에게 보낸 e-메일에서 "당신의 나라가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고 있다"며 "결국 당신도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윌키 교수는 또 "당신이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학생임에 틀림없지만 나는 이스라엘군에 복무한 누구와도 같이 연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두브샤니는 윌키 교수의 e-메일을 즉각 공개하고 옥스퍼드 대학에 공식 항의문을 발송했다.

윌키 교수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나의 지나친 감정이 입학 사정에 반영된 점을 인정하며 나의 생각이 대학의 입장과는 관계없다"는 사과문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옥스퍼드 대학 당국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이미 윌키 교수의 입학 사정 참여를 금지했고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윌키 교수의 파면을 고려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은 또 공식성명을 통해 "인종과 국적을 바탕으로 한 차별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윌키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시사했다.

두브샤니는 영국의 일간 선데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윌키 교수와 같은 영국의 저명한 학자로부터 이같은 차별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학문과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중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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