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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공포…「고2」자퇴 잇따라| 반영률 오르자 검정고시로 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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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87학년도 이후 대학입시의 학력고사 과목이 확정되고 내신반영률이 대폭 상향조정되자 첫 적용대상인 고교2년생들 가운데 자퇴학생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대도시고교에서 심해 문교부발표 1주일만인 8일 현재 서울의 Y고교는 20여명이 자퇴신청을 했고 K, S고교 등에도 한꺼번에 5∼6명씩이 자퇴희망을 해와 학교측이 이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있다.
이는 현행 대입내신제도가 고교출신보다 검정고시출신에 유리하게 돼 있는 데다 87학년도부터 내신반영률을 현재의 30%에서 40%로 대폭 상향, 내신의 비중이 커져 검정고시를 치러 좋은 등급의 내신을 받겠다는 「내신공포」학생들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사립K고교조사에 따르면 85학년도의 경우 검정고시출신은 학력고사성적기준으로 2백71점 이상이면 내신 1등급을 얻었으나 K고교출신은 3등급이 2백71점 이상을 득점, 2등급의 차가 있었고 이는 내신에서 30%를 반영할 때 4점, 40%를 반영하면 6.4점의 감점을 당하게되는 것이다. 우수집단이 몰린 대도시고교에서 이는 더욱 심하다.
더욱이 조정된 학력고사의 9개 과목이 고교졸업학력검정고시과목과 일치, 검정고시준비를 학력고사준비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도 고교생들의 자퇴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태=서울 영등포 Y고교에서는 4일 이후 중·하위권성적의 2학년생 20여명이 『검정고시학원에 나가 임시공부를 하겠다』고 나섰다. 또 마포의 K고교에서는 5일과 6일 이틀사이 2학년 6명이 자퇴를 신청해 교장까지 나서서 이들을 설득하고 있다.
성북동의 사립 Y고교 김모교감은 『숫자는 밝힐 수 없으나 2학년 학생들의 자퇴상담이 크게 늘어 골치를 앓고있다』며 학교운영에 차질이 오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라고 했다.
또 다른 사립 S고교 김모교감은 자퇴희망자가 늘자 인근 고교관계자들과 모여 자퇴생을 막을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서울 S검정고시학원 진학주임 김동일씨(41)는 『최근 고2 재학생들이 학원에 시험과목·내신성적관계 등을 상담해오는 일이 눈에 띄게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대책=일선 교사들은 재학생들이 「내신공포」에서 벗어나도록 내신반영률을 현재의 등급차 2.0에서 동결하거나 최소한으로 조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검정고시 출신자들의 내신성적 산출방법을 개선, 일정수준 이상의 집단에서 비율을 정해 등급을 매겨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이밖에도 인문계 고교에 진학한 학생의 경우 자퇴하더라도 일정기간 동안은 검정고시기회를 박탈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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