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어진 상황서 최선 다했을 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또 하나의 축구 영웅이 탄생했다. 월드컵승전의 사령탑 김정남 감독.
좌절과 절망을 딛고 이룬 집념의 승리이기에 그의 공적은 더욱 빛나는 것이다. 또한 조용하고 겸손하게, 그러면서도 강한 투혼과 인화를 이끌어 내는 그의 리더십·용병술이 한국축구의 꿈을 실현시켰다.
『오늘의 영광은 한마디로 국민 성원 덕분입니다. 뜨거운 응원과 기대가 선수들에 무서운 힘과 용기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저를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 고마울 뿐입니다.
한국축구를 32년의 수렁에서 건져내 월드컵무대에 올려놓은 김정남 감독. 그는 북받치는 감격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면서도 자랑스런 후배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자상함도 잊지 않았다.
오로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는것이 그의 생활철학이다.
결코 화려하지 않은 차분한 성격, 감독으로서의 권위보다는 팀의 맏형으로 선수들을 독려해온 그의 지휘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그의 축구인생은 올해로 30년째. 70년 초 그가 이끄는 한국축구는 부동의 아시아 정상이었다.
스타플레이어에서 스타감독이 된 그는 어떤 의미에선 위기를 잘 이겨낸 행운아이기도 하다.
지난 3월 19일 선배 문정식 감독으로부터 탈락위기의 월드컵팀 지휘봉을 넘겨받을 때만해도 많은 축구인들은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마침내 그는 해냈고, 한국축구 새장을 활짝 열어 놓은 것이다.
1943년 부친 김정유(65)씨의 5남 3녀 중 맏이로 태어난 그가 축구볼과 인연을 맺기는 서울 은로국교 5년 때.
64년 동경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처녀출전, 쓴 경험을 맛보지만 그에게는 오히려 커다란 행운으로 작용했다. 당시의 충격속에 온통 세대교체의 돌풍에 휩싸였는데 이때 축구재건의 기수로 떠오른 영스타가 바로 김정남이었다.
74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잠시 포철코치로 있다가 75년 이후 함흥철(할렐루야), 최정민(작고) 문정식(현대) 감독 밑에서 대표코치수업을 쌓았다. 동생 강남(경서중 코치) ,성남, 막내 형남 역시 축구선수인 축구가족. 부인 강영자(41)씨와는 66년 결혼, 1남 1녀를 두고있다. 취미는 바둑(아마 3단).

<김정남감독 신상명세>
▲1943년 평북태생
▲보성중·한양공고·고려대
▲62년 청소년·64년 국가대표(FB)·70년 아시안게임등 우승
▲73년 은퇴
▲75년 국가대표(화랑)코치
▲78년 고려대 감독
▲80년 국가대표(화랑)감독대행
▲83년 프로구단 유공코치
▲85년 국가대표(월드컵)감독
▲취미=바둑(아마3단)
▲가족사항=강영자씨(41)사이에 1남1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