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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질환 위염·위궤양이 가장 많다-발생 빈도와 예방…한양대 박경남 교수 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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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질환중의 하나로 위나 십이지장 등 상부 소화기 계통의 질환을 꼽는다. 근래 경제 상태의 호전과 각종 약물의 오·남용, 무절제한 식사 습관, 각종 스트레스 등 물리적·화학적 요인에 의해 소화기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상부 소화기 질환의 발생 빈도와 예방에 대해 한양대 의대 박경남 교수(내과)로부터 들어본다.
박 교수팀이 지난 69년부터 84년까지 만 15년간 한양대 의대 부속 병원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1만4천3백89예를 대상으로 조사한 임상 연구에 의하면 만성 위염이 49.3%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급성 위염(11.5%), 위궤양(11.1%), 위암(7.3%), 십이지장궤양(7%), 십이지장염(3.3%)의 순이였으며 식도염(.1.5%), 식도정맥류(l.2%)가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위장 증세를 호소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 중 5.4%인 7백 74명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같은 「정상 소견」은 남자보다 여자가 약간 많았다.
연령별로 볼 때 30대와 40대가 전체의 55%를 차지하고 다음이 50대, 60대, 20대의 순이었으며 남녀별로는 55대 45로 남자가 약간 많았으나 20대에서는 여자가 5.5배나 많았다.
급·만성 위염에서는 남자에 비해 여자가 훨씬 많았으나 위·십이지장궤양과·위암을 비롯한 기타 질환에서는 남자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전체적으로 대상자의 89%가 위에 이상을 였다.
소화기 질환중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만성 위염은 오랫동안의 자극에 의해서 생긴 위 점막의 만성 염증을 말하며 궤양은 점막의 표층에서 심층에 이르는 조직이 결손(탈락)된 상태를 말하는 것.
위염은 주로 폭음·폭식과 잘못된 식생활(불규칙한 식사·급한 식사·맵고 짠 식사·뜨거운 식사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궤양도 원인을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위 점막에 대한 공격인자와 방어 인자간의 평형이 깨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즉 위액 중의 염산과 펩신·약물·알콜·담배·코피·자극성 향신료, 스트레스 등이 과할 때 공격 인자로 작용한다. 특히 지나친 긴장이나 걱정·불안 등의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정신 근로자에게 위장병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또 방어 인자란 위 점막의 공격력·재생력·점액·위장관벽의 혈류 순환 등으로 이들의 기능이 떨어질 경우 염증이나 궤양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상복부 통증으로 명치 안쪽에서 가슴이나 등쪽으로 퍼져 나간다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궤양통은 식사 2∼3시간이 지난 공복기에 주로 나타나며 또 새벽 1∼2시쯤의 야간 복통도 특징적인 증상의 하나다. 이밖에 오심·구토·구역질·가슴앓이·신트림·상복부 팽만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예방을 위해서는 폭음·폭식·술·담배·카페인 함유 음료·향신료의 섭취를 줄임과 동시에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식생활 습관이 나쁜 사람은 고쳐 보도록 권고했다.
또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스스로 진단하고 약을 선택·복용하지 말라고 말한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지 않은 임의의 투약은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며 약을 무서워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소화기 질환의 만성화와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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