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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스페인 총선에도 영향 주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실시된 총선에서 정부 구성에 실패했던 스페인이 26일 6개월만에 총선을 다시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 지난 총선과 비슷한 결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스페인 정치인들은 브렉시트가 투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신생정당인 극좌 성향 포데모스와 중도우파 시우다다노스가 전체 350석 중 각각 69석과 40석을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지면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각 정당들은 이후 4개월 동안 연정 가능성을 모색했지만 결국 정부 구성 기한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재총선을 실시하게 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 결과도 지난 총선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 직전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국민당은 지지율 29%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포데모스와 좌파연합(UI)이 통합한 '우니도스 포데모스'(25%)가 지난 선거 2위였던 사회당(20%)을 제쳤지만 과반에는 크게 못 미친다. 시우다다노스 역시 지지율 14%로 지난 총선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론조사대로라면 2위와 3위의 자리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지난 선거와 거의 동일한 조건 하에 다시 정부 구성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브렉시트는 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력한 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렉시트로 인해 위험을 회피하려는 유권자들이 늘어나 급진 성향인 우니도스 포데모스의 득표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니도스 포데모스는 브렉시트엔 반대했지만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의 분리 독립을 지지해 보수 세력으로부터 국가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대행(국민당)은 브렉시트 직후 TV연설을 통해 "지금은 안정성이 아주 중요한 시기다. 불확실성을 선택할 때가 아니다"라며 보수 정당인 국민당 지지를 호소했다. 우니도스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국외에서 일어난 일을 선거운동에 끌어들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응수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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