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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유럽 묶어온 EU, 그렉시트 넘었지만 결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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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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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기원은 1952년 프랑스와 이탈리아, 당시 서독의 주도로 발족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에서 찾는다.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치르는 데 꼭 필요한 석탄과 철강 산업을 유럽이 통합하는 내용이 골자다. 58년 유럽경제공동체(EEC·프랑스 등 6개국의 시장 통합)와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원자력에너지시장 통합)가 각각 출범했는데, 셋을 통합해 67년 유럽공동체(EC)가 탄생하면서 EU의 청사진이 나왔다. 영국은 73년 EEC에 가입하면서 43년간 유럽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1952년 석탄철강공동체서 시작
99년 유로화 도입, 지속적 팽창
경제난·난민문제 겹쳐 최대 위기

EU 출범을 위한 논의는 92년 2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에서 시작됐다. 시장 통합을 넘어 정치적·경제적 통합을 위해 국내외 사법 집행의 문제, 공동 외교안보 대응 문제, 이민과 임시 피난처 문제 등에 합의한 마스트리흐트 조약이 나왔다. 93년 11월 효력이 발생하며 12개 국가로 EU가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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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소속 12개 국가에선 2002년 1월 1일부터 자국 화폐 대신 유로화만 사용하기 시작했다. EU는 95년 스웨덴·핀란드·오스트리아가, 2004년 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폴란드 등 10개국이 가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팽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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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5년 EU는 보다 높은 단계의 통합엔 실패했다. 주요 국가인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EU 헌법이 부결된 거다. EU 헌법은 각국 전·현직 총리 가운데 회원국 정상들이 임기 2년6개월의 유럽 통합 대통령을 선출하고 EU 외무장관도 따로 둬 정치적인 통합을 이룬다는 내용이 골자다. 결국 2007년 리스본 조약을 체결해 유럽 이사회 의장직을 신설하는 수준에서 봉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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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이 파탄 난 그리스가 EU를 곤경에 몰아넣기도 했다. 그리스가 EU로부터 두 차례 구제금융을 받고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에 부도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유로존 채권단이 제시한 강도 높은 경제 긴축안을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받아들이면서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는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영국이 EU 탈출을 선언하면서 EU는 2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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