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노동자 한달 평균 7명 사망…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 못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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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북한 노동자 수가 2015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112명에 이른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가 언론 보도와 소식통을 통해 확인된 사례를 취합해 집계한 수치”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집계 결과에 따르면, 한 달에 평균 7명이 숨진 셈이다.

RFA는 북한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에서 일하다 숨진 북한 노동자가 61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 46명”이라고 전했다. 주요 사망원인으로는 뇌출혈과 심장마비 등 질병이 가장 많았고 추락사 등 안전사고와 풍토병이 뒤를 이었다.

RFA는 “건설현장보다 사고위험이 더 높은 해외 원양어선 선원 등 파악이 힘들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RFA는 또 “북한 해외노동자 수를 5만명이라고 했을 때 2015년 기준 1만명당 사망률은 16명으로,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동자 사망관련 자료(2013년)와 비교하면 영국의 320배, 미국의 53배, 중국과 러시아의 16배, 아프리카 국가들의 8배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북한 해외노동자 사망자 수가 많은 것은 냉난방 시설이 제대로 안 돼 있는 열악한 환경과 불충분한 영양공급 상황 속에서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RFA는 “북한 해외노동자들이 작업 중 부상을 당하거나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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