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날씨…추위빨리온다| 기상통계로 살펴 본 앞으로의 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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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날씨가 금년들어 계속 변덕을 부리고 있다. 10월에 태풍이 극심한 피해를 주는가 하면 전국적인 호우까지 겹쳐 풍년의 들판을 시름으로 멍들게 했다. 지금까지의 기상통계와 대기순환의 특성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날씨를 전망해본다.…○
금년들어 기상변화는 계속 심한 기복을 보였다.
지난 2월 한때는 일부지역의 최고기온이 예년보다 6도가 높았으며, 4월13일 서울의 최고기온이 24·3도를 기록, 예년보다 7도나 높았다.
이번 10월에 내린 강우량도 서울일원이 1백77·8mm로 예년치의 10배 이상이나 됐다.
부산은 10월 상순에 1백73·5mm가 내려 예년치 20·2mm를 무색케했다. 태풍도 보통1년에 2∼3개가 영향을 주던 것이 올해는 10월까지 7개가 지나가는 등 계절에 맞지 않는 기상변화가 계속됐다.
9, 10월에 큰비가 내린 것은 북태평양고기압 때문 .8월말이면 서서히 남하하는 고기압이 10월 상순까지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면서 비를 뿌렸다.
기상특성으로 보아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물러갈 때는 대기가 불안정해져 비가 오는데 이것이 금년에는 10월에 걸친 것이다. 기상대는 당초 이 고기압이 9월말이면 완전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었다.
아뭏든 북태평양 고기압은 13일을 고비로 완전히 물러났다.
앞으로는 시베리아의 대륙성고기압의 발달여부가 날씨의 최대변수다.
지난 14일의 기압배치를 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위25도 근처로 물러가고 대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었다. 이 고기압에 의해 14일 서울은 예년보다 3일 늦게 서리가 내렸다.
이제야 한반도가 대륙성고기압의 영향권안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대는 10월말까지는 대륙쪽의 이동성 고기압과 중국양자강 부근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통과로 4일 주기의 날씨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고기압이 통과하는 3일은 맑고 저기압이 지나는 하루는 흐리거나 약간의 비가 예상된다는 것.
이 같은 패턴이 전형적인 가을날씨인데 금년은 20여일이나 늦게 찾아온 셈이다.
한편 과거의 통계로 보면 뒤늦게 약화되는 북태평양고기압은 세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수가 잦다. 이렇게 되면 시베리아쪽의 찬 기단이 한반도를 덮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10월말이면 쌀쌀한 날씨가 갑자기 몰려올 지 모른다. 기상대의 월간장기예보는 10월 하순에 한차례한파가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한파로 내륙산간지방은 영하로 떨어지며 기타 지역은 최저기온이 섭씨 0∼5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대관계자는 이 달 하순에는 김장채소의 냉해에 주의할 것을 바랐다.
또 금년 여름은 이례적으로 더웠던 해였다. 전국적으로 6, 7, 8월의 기온이 예년보다 1∼2도나 높았다. 서울은 6, 7, 8월이 모두 1도씩 높았으며 부산은 7월에 2도, 8월에도 1·8도나 웃돌았다.
이것은 매년 연평균기온의 변화가 1도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날씨가 비교적 차가울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기온의 하강폭이 크지 않아도 비교적 높은 기온이 유지됐으므로 추위를 크게 느끼게 된다. 만일 시베리아고기압이 급격히 발달하면 추위가 앞당겨 올 수도 있다.
한편 기상대는 금년이 기상변화가 아주 심하게 나타나는 해임을 감안, 긴박한 기상재해에 대해서는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에 중점을 두고 예보키로 했다.
또 90년까지 전국 측후소에 자동관측장치를 설치, 중앙의 컴퓨터로 이를 자동분석하는 「조기관측경보망」과 함께 기상정보 전용통신망을 구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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