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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에 잠긴 벼 한톨이라도 더…"풍년거두기"민관군총동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풍년을 건진다. 지루하던 10월 장마가 걷히고 맑게 갠 가을 하늘을 드러낸 13일부터 전국 들녘에는 민·관·군·학생들이 총동원돼 한 톨의 벼알이라도 더 거둬들이기 위해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기상대는 앞으로 큰 비는 없겠지만 18일쯤 약간의 비가 또 다시 내릴 것으로 예보해 정부는 14일 전 공무원에 20일까지 1회 이상 「농촌일손돕기」에 참여토록 했다.
또 민방위대·예비군·학생들에게도 벼베기참여를 적극 권장토록 했다.
올 추곡수확량은 결실과 수확기인 9월과 10월의 잇따른 태풍과 늦장마로 당초 예상량엔 밑돌지만 평년작은 웃돈다.
본사가 14일 각 도 농산과관계자들을 통해 추계한 쌀생산량은 3천8백40만섬(서울과 3개 직할시제외)으로 8월말 추정량 3천9백66만섬에 비해 3·2%감소된 1백26만섬, 작년생산량 3천9백15만섬에 비해서는 75만섬이 적지만 평년작 3천6백20만섬을 2백여만섬 웃돈다.
그러나 태풍과 늦장마로 경기· 충남지역엔 많은 유실피해를 냈고 영·호남곡창지대엔 침수피해로 감수와 저질미양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10면 별표>
◇감수현황=감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역시 경기도로 감수율이 7·8%에 달해 수해전추정량에서 6만2천1백80t이 준 것으로 추계됐으며 그 다음이 경북의 5%(4만3천2백t), 경남 4·4%(2만8천8백t), 충남 3%(2만8천81t)순으로 나타났다.
경기·충남의 감수 피해가 특히 심한 것은 지난 10, 11일의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유실이 많았고 경남북지방은 지난 6일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채 남부지방에 휘몰아친 태풍 브렌다의 영향으로 벼가 물에 잠기거나 쓰러졌기 때문.
이번 호우로 경기와 충남서부지방에서만도 1만1천1백57ha의 벼가 물에 잠겼고 1천4백62·6ha의 베어놓은 벼가 떠내려가 버렸다. 또 경남과 경북지방에선 1만4천6백ha의 벼가 물에 잠기거나 쓰러졌다.
◇미질저하=잇따른 태풍과 늦장마는 감수피해외에도 쌀의 품질을 떨어뜨려 적잖은 피해를 냈다.
잦은 비로 베어둔 벼가 물에 잠기거나 싹이 돋아 싸라기쌀 등 등외품 발생률이 전체예상수확량의 3∼5%에 이르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간접피해만도 86억6천여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풍년거두기=지난 10일 하천 범람으로 쌓아놓은 벼2백78ah의 유실과 4천7백ha의 침수피해를 낸 경기도는 13일 하루동안 공무원·학생·예비군 등 16만8천명이 동원, 평택·화성·안성 등 피해지역에서 논물을 빼고 볏단을 옮겨 말리거나 벼베기를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6천4백여ha가 침수됐던 충남지역도 이날 5만여명이 동원돼 서산·당률 등 피해가 심한 지역에서 일손돕기를 벌인데 이어 14일에도 전 공무원과 학생·예비군을 동원, 논물빼기·벼베기작업을 벌였다.
◇수해민 지원=정부와 민정당은 14일 민정당사에서 김성배건설부장관, 농수산·내무차관, 이대정민정사무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합을 갖고 비피해 상황을 15일까지 조사, ▲50%이상의 피해농어민에 대해서는 영농·영어자금의 상환을 1년 연기하고 이자도 면제해주며 ▲피해농·어민의 중·고교생들에 대해 6개월간의 수업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농경지가 유실·매몰됐거나 농작물피해를 본 영세농가와 선박 및 수산·양식시설에 피해를 본 어민에 대해서는 지방세감면 및 징수유예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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