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비례 공천 전 “브랜드호텔에 당 SNS 홍보팀 꾸려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국민의당에 기존 홍보팀이 있지만 아무 기대 안 하는 게 좋을 듯함. 브랜드호텔에서 따로 꾸리는 게 좋겠음.”

광고대행사에 계약 사흘 전 e메일
당 광고비 결정 내용 미리 알려줘

국민의당 김수민(30·비례대표·사진) 의원이 지난 3월 21일 광고대행사인 세미콜론 김모 대표에게 보낸 ‘회의 내용 공유드립니다’란 제목의 e메일에 적은 내용이다. 자신이 대표이사인 브랜드호텔에 국민의당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팀을 별도로 꾸리겠다는 뜻이다.

중앙일보가 21일 입수한 회의 내용 e메일은 김 의원과 대학 스승인 김모 교수(브랜드호텔 감사), 김모 카피라이터 등의 홍보 태스크포스(TF)와 관련된 회의 내용으로 “브랜드호텔 TF가 아니라 ‘당 홍보 TF’”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과 관련된 내용들이 담겼다.

e메일에 따르면 국민의당이 결정한 국민의당 매체별 광고비 15억원의 분배 내역도 상세히 적혀 있었다. 네이버 2억5000만원, 다음 1억5000만원, 10대 일간지와 지방지 등 신문 광고는 4억원, 방송은 3.5억원, SNS 홍보 1억원 등이다.

김 의원은 e메일에 “(당에서) 네이버 광고는 더 하고 싶어 한다”, SNS 홍보와 기타 온라인 매체 광고에 대해선 “선거법에 걸린다는데 피해 가는 방법이나 가능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함”이란 내용의 추가 메모도 적어 놓았다.

김 의원의 이 e메일은 지난 3월 21일 작성됐다. 세미콜론과 국민의당이 11억원에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하기 사흘 전이고, 자신이 비례대표 7번 공천을 받기 이틀 전이다. 당 TF에서 논의한 결과를 자신이 접촉한 업체에 미리 알려준 후 대행계약을 맺게 한 셈이다. “당에서 신문 광고를 직접 일괄 지급한다는데 (우리가 맡으면) 추가로 대행료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당이 직접 할 필요 없으니 한 번 더 확인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선관위는 “김 의원이 당시 세미콜론에 리베이트 1억원을 요구한 뒤 브랜드호텔 계좌로 6820만원을 받고, 같은 TF 팀원에 세미콜론 명의 6000만원 체크카드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했다. 당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 실무자는 “3월 초순부터 김 의원 홍보 TF가 당 홍보를 총괄했고 실제 SNS 홍보도 브랜드호텔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메일에 '홍보팀은 어떻게 운영되는지'라고 표현돼있지만 실제로는 SNS 광고팀을 따로 꾸리겠다는 취지"라며 "실제 국민의당은 총선 때 브랜드호텔이 아닌 자원봉사자들이 SNS 홍보를 맡았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김수민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과 브랜드호텔 및 협력업체 사이 연락 채널 역할을 했을 뿐 국민의당 홍보TF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가영 기자 park.gay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