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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장 도난사건 범인 검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 우남 이승만전대통령 사저인 이화장에서 고서화 등 유품44점을 훔쳐 달아났던 범인2명중 1명이 검거됐다.
서울성동경찰서는 사건발생 56일 만인 8일 주범 김광우씨(41·특수절도-강도상해 등 전과8범·서울 서초동514의3)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박석구씨(50·고물행상·주거부정)를 전국에 지명 수배했다.
경찰은 김씨의 집에서 이화장에서 훔친 대통령 휘장이 든 은제 핸드백, 오메가 손목시계, 이박사의 낚시용 파라솔, 도자기 3점 등 19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범인들이 훔친 유품 44점 중 고서화 25점은 주범 김씨가 검거된 직후 공범인 박씨가 갖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박사 유족들에게 압수품을 보이고 확인했으며 7일밤 이화장에서 현장검증을 끝냈다.
◇범행모의=교도소 동기의 소개로 3년전 의정부에서 만난 범인들은 범행 당일인 8월13일하오7시쯤 달아난 박씨가 김씨 집으로 찾아가『이화장이 경비가 허술한데 값나갈 물건이 많을 것 같으니 함께 털자』고 제의했다.
◇범행=13일 밤11시쯤 이화장 뒤편의 복원된 성벽을 타고 낙산아파트 앞으로가 이화장 본관 거실뒤에있는 쇠창살을 끊어내고 침입했다.
공범 박씨는 주로 벽에 걸린 고서화종류를 면도칼로 도려내 챙겼고 김씨는 거실·응접실에 놓여있던 도자기·시계·핸드백 등 유품을 훔친 뒤 14일 새벽4시쯤 침입로를 통해 빠져 달아나 장물은 서초동 김씨집 장롱 구석에 숨겼다.
◇검거=김씨는 7일 하오3시30분쯤 서울 황학동 3·1아파트 16동 앞 고물시장에 훔친 오메가 손목시계·넥타이핀·카우스버튼·남자용 14K반지 등 4점을 팔러 나갔다가 서울 성동서 황용수순경(31)과 허경무순경(33) 등 2명의 불심검문에 붙잡혔다.
◇장물처리=훔진 44점 중 고서화 25점은 김씨가 검거된 1시간쯤 뒤인 7일 하오4시30분쯤 박씨가 김씨 집으로가 챙겨 달아났다. 그 중에는 이당 김은호화백의 그림 등이 들어있다고 김씨가 진술했다.
경찰은 공범 박씨가 김씨와 함께 장물을 처분하러 갔다가 김씨가 붙잡히는 것을 목격하고 김씨집으로 가 그림을 갖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있으나 김씨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범인주변=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국민학교를 나온 김씨는 63년 강간 치상으로 소년원에 들어간 후 73년까지 특수절도·강도상해 등으로 모두 8차례 7년10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김씨는 73년 부인(33)과 결혼, 2남(7살·5살)이 있으며 부인이 화장품 외판원을 하면서 받는 월15만원으로 4평 짜리 비닐하우스 집에서 아버지(68)를 모시고 5가족이 살고있다.
◇수사=경찰은 달아난 박씨가 고서화를 처분하려 할 것에 대비, 골동품 점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경찰은 또 변두리 고물상 등에서 박씨가 숨어지낼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화장=범인이 검거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박사의 며느리 조혜자씨(43)는『범인이 잡혀 다행스럽다. 송미령여사가 그린 그림도 있느냐』며 서화류는 아직 회수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다른 물건은 몰라도 서화류 만은 꼭 회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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