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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못내는 회사도 살려내는 ‘진로 컨설팅’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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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충남에 있는 A사는 업력 10년이 넘는 반도체 부품회사다. 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판넬을 제조하며 매출을 늘렸다. 2012년 98억원인 매출은 2013년 328억원, 2014년 579억원까지 올랐다. 매출이 오르면서 A사 대표는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도 했다.

중기청서 경영 애로 기업 진단
맞춤형 처방으로 퍼스트펭귄 지원

하지만 지난해 들어 경쟁 심화 등으로 수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신제품 개발비를 건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대출 이자조차 제때에 낼 수 없게 됐다. 회사 임직원들은 술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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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중소기업청에 ‘진로제시 컨설팅’을 신청했다. 회계사·변호사 등 기업회생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한 뒤 적절한 대안을 찾아주는 컨설팅 사업이다. 결국 이 회사는 컨설팅 4개월 후인 올해 1월 법원의 관재인집회를 통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자 동의를 받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경영애로 중소기업 진로제시(컨설팅) 지원사업’은 A사처럼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살 길을 찾아주는 용역 사업이다. 중소기업청에 진로제시를 신청하면 전문가들이 회사를 찾아와 진단을 하며, 진단 결과에 따라 구조개선·회생절차·사업정리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구조개선 진단을 받으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구조개선전용자금을 신청하도록 도와주고, 회생절차 진단을 받으면 회생컨설팅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최근 3년간 적자·매출 감소 등을 겪고 있거나,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은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컨설팅비 240만원은 전액 국비 지원된다. 올해 예산은 7억원으로 약 300곳의 경영애로 중소기업에 컨설팅 지원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231개사가 진로제시 컨설팅을 받았고, 그 중에서 11곳이 회생연계절차를, 56곳이 구조개선자금을 받았다. 중기청 관계자는 “매출 감소나 과도한 채무로 경영에 애로를 느끼는 중소기업 경영진에게 ‘맞춤식 처방’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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