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 2백10엔이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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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최철주특파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고조되면서 핀치에 몰린 일본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엔화시세를 달러당 2백∼2백10엔 (일본의 85년도 운용계획 2백10엔)까지 끌어올릴 작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의회에서 대일수입 과징금법안이 논의되고 만일 이 법안이 통과되는 경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뿐만 아니라 그런 상황에 이르면 세계각국으로부터 대미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일본에 대한 비난이 고조될 것으로 판단하고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를 강세로 뒤집어 미국의 수입수요를 줄이고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미국경상수지적자폭을 개선하는 동시에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엔화강세→달러약세화의 진의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뉴욕에서 열린 미·일·영·불·서독등 선진5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 (G5) 에서 공동합의사항도 바로 이같은 과제에 대한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일본측에서 엔화의 대달러시세를 2백∼2백10엔대까지 끌어내리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의회에서 논의되고있는 수입 과징금부과 문제와 직결되어있다. 수입과징금은 대일수입상품등에 20∼25%의 과징금부과 문제인데 미국은 수입상품의 가격이 20∼25%싸서 수입이 늘고 수출이 잘안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엔화의 가격을20∼25% 울리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아도 미국상품의 수출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고 수입도 줄어들어 경상수지 적자폭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지난 20일 엔화의 시세가 달러당 2백38엔대였으므로 20%정도 절상하면 달러당1백90엔대까지 내려가게 된다.
G5에서는 달러에대한 구체적인 엔임의 절상수준에 관해 구체적인 목표치는 정하지 않았지만「볼드리지」미상무장관은 선진5개국 재무장관회의직후 (24일) 에 『미국의 수출경쟁력회복을 위해서는 달러화시세의 20% 하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하자면 엔화의 시세가 적어도2백∼2백10엔정도까지 올라가야 된다는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5개국은 G5이후 외환시장에서 협조개입을 개시, 달러이외의 주요통화는 강세를 치닫고 있다.
특히 엔화는 지난24∼27일 동경외환시장에서 4일간 달러당 21원20전이나 강세를 보여 27일에는 2백20엔80전을 기록했다. 엔화는 짧은 기간에 8.76%라는 유례없는 폭등세를 보인것이다. 72년1월이후 최고 가격이었다.「나까소네」일본수상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엔화강세에 매진하자』고 역설했다.
일본은행 (중앙 은행) 측은 현재의 2백20엔정도로는 엔화시세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엔화강세화추세는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또 일은은 엔화강세추이가 생각대로 안되면 금리인상정책의 실시(금리인상→엔화매입→엔화강세)도 불사한다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금리인상은 선진국에서 하기로한 내수확대로 세계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결의와는 상호 모순되어 일본정부 재계 은행간에 이견이 많다.
일본의 장기금리는 미국보다 4%포인트 (명목) 낮아 자본유출이 주로 미국에 향하고있어 달러화강세의 요인이되고 있기도 하다.
금리인상은 오히려 내수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G5직후인 23일「레이건」미대통령은 자유·공정무역주의를 주요내용으로 신미통상정책을 발표하여 G5합의사항을 강력히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정책에는 일·구협조로 달러화의 고가현상을시정하여 균형을 취함으로써 세계각국의 균형있는 경제성장을 꾀하자는 내용도 들어있다.
엔화을 주요통화의 강세로 미국의 보호주의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일본재계가 갖고있는 의문이다.
올해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사상최고인 1천5백억달러(대일5백억달러예상) 에 이를 전망이다. 달러화강세현상을 시정하여 미국의 무역수지적자감소를 꾀하는 것이 G5의 합의사항인데 달러화강세의 주요원인은 미고금리에 있다.
이 고금리는 재정적자 (85회계연도 2천억달러, 86년도l천8백억달러 예상) 에 주인이 있는데 『강력한 미국』을표방하고 있는「레이건」이 예정대로 2백75억달러의 국방비삭감등 재정적자삭감 (5백50억달러)계획을 어느 정도 달성하느냐가 관건이 아닐수없다.
일본의 중앙은행은 24일에 15억달러를 매각,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화가치를 끌어올렸으며 27일에는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엔화가치가 계속 오름세로 치닫는다면 일본의 해외수출은 지장을 받게되어 국내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될 것이다.
일본의 국내시장수요가 확산되면 엔화절상효과까지 겹쳐 대일수출과 일본이외의 지역에서 한일수출 경쟁력은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일시장은 가격경쟁력에 좌우되는 것만이 아닌점에 유의해야할 것이다. 또 달러이외의 주요 통화강세로 일엔화강세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유럽 등지에 대한 우리의 수출증대가 약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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