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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창간20주년 특집|20대 인생의 문턱서 "자신" 다듬을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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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대에 들어선 사람을 성년이라고 한다. 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조건이 구비되었다는 뜻일 게다. 신체적으로 볼때 20세는 훌륭한 성인이다. 골격이 완성되는 것은 대체로 18세며 키도 10세를 전후해 성장이 둔화돼 20세에는 뼈대의 모양이 제대로 갖춰지는 나이다. 그러면서 20대초반까지 뼈가 굵어지고 뼈의 생성과 흡수가 평형을 이루면서 30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근육의 발달도 이 시기에 절정을 이뤄 35세정도까지 유지된다. 아무리 힘든 노동도 그것이 육체적인 것인한 쉽게 해낼수 있는 나이다.
임신과 출산의 능력도 완벽하게 갖춰진다. 호르몬 생성이 전신에 걸쳐 성숙단계에 들어가고 자궁을 비롯한 여러생식기관이 21세를 전후해 완성된다.
뇌의 성장은, 대개 사춘기에 끝나지만 뇌기능 자체는 역시 20대에 들어가서야 완숙단계에 들어간다.
이처럼 20세는 신체적으로 볼때 완전한 인간으로 탈바꿈하는 나이다. 그러나 20대를 완성된 인간으로 보지는 않는다. 정신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20대는 청소년과 성인사이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수련생이다.
세상 사는 방법중에 먼저 익혀야할 것이 직업을 갖는 일이다. 직업을 가져야 어른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먹고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한 직업에 숙달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재능을 키워가게되고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된다.
20세 전후에는 어떤 직업을 가질까 깊이 생각하다가 22세에서 24세에 이르면 처음으로 직업을 택해서 일을 해본다. 그러다가 20대후반에 이르면 한 직업에 정착하게 되는데 이런 모든 단계는 작업적인 훈련을 쌓는 과정이기도 하다.
20대에 또하나 해야할 일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미는 일이다. 한 이성을 사랑해서 구체적인 결혼상대자로 선택하는 방법을, 결혼하고 아기를 낳아 기르는 방법을, 또 한 가정의 분위기와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방법을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배워가는 시기다.
20대는 청소년에서 성인으로가는 과도기에 있는만큼 정신적인 갈등도 심각하다.
청소년시절의 꿈과 현재 직면하고 있는 냉혹한 현실사이에서 양자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지, 그 방법을 터득하기에 고심하고 꿈이 좌절되었을때 견디어내는 능력도 미지수다.
자기가 옳다고 믿고 행동하는 바가 기성사회의 가치관에 어긋나 제지당할때 그 신념을 어떻게 처리해야할 것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상과 현실, 개혁과 전통, 자기주장과 타협-이런 양극단사이에서 더러는 방황하고 더러는 어느 한 쪽에 치우쳐 반항자가 되거나 반대로 순응자가 된다.
20대는 자신의 꿈을 현실속에다 설정하고 현실속에서 그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시기다.
사춘기의 꿈은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이었을지 몰라도 20대에 들어서면 분명하고 현실적인 꿈으로 바꿔야한다. 그런데 그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일이 매양 쉽지만은 않다.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하나하나 익혀나가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은 크나큰 모험이다.
그래서 20대에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 학교의 선생님일 수도 있고 부모나 친지, 직장의 동료, 그리고 선배일 수도 있다. 더나아가 사회의 지도자, 종교적인 지도자, 사상가일 수도 있다. 직업적인 기능을 전수해주기도 하고 세상사는 스승이 필요하다.
개인의 꿈뿐 아니라 이 사회의 꿈이 무엇인지도 가르쳐주고 그 꿈을 실현하는데 한 개인이 어떻게 기여할수 있는가도 가르쳐주는 스승이 필요한 것이다.
20대는 인생의 문턱에 서서 미래의 자기 인생을 선택하고 다듬어 나가는 시기다. 어떤모습의 어른이 되는가는 이 시기에 성공적인 직업선택과 결혼을 통해 인생에 자신감을 얼마나 갖게되었는가에도 달려있지만, 더 나아가서는 자기개인의 꿈과 사회의 꿈을 얼마나 잘 조화시켜 나갈수 있는가에도 달린 문제다.
20대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멋진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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