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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의 본고장"미국고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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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고교내신을 합격과 불합격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고있는곳은 미국의 명문대학들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고교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내신병은 찾아볼수 없다.
문화풍토가 전혀 다르기도 하지만 같은 내신이라도 우리와는 전혀 내용이 다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대학에 따라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하버드·예일·프린스턴등 명문대학들이 한결같이 득점능력보다는 잠재능력을 학생선발의 기준으로 삼고있다. 입시는 입학후 교육을 받아 발전할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지 고교교육의 「골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신은 따라서 결과보다는 노력의 과정과 잠재돼있는 능력의 기록표가 된다.
좋은 내신을 받기위해 시험공부를 하거나 수험준비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고교생은 없다. 지원자의 잠재된 능력이나 소질및 인품을 발견해내는데는 많은 자료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선발하는 대학이 오히려 우리의 고교생이 시험준비를 하는 것과 같은 홍역을 해마다 치른다.
수험생이 제출하는 내신서류는 대체로 3가지. 본인이 가족상황·과외활동·취미·부업경력·독서실적·지망이유등을 상세히 기술한 입학원서를 작성한디. 원서의 작문용 공백란에 2백∼5백단어로 지정된 주제의 논술을 1편 써야한다. 다음이 교장 또는 진학지도주임이 작성하는 내신서. 성적란에는 석차를 쓰고 인물란에는 창조력·감수성·용기·충성심·열의·활력·인간미등을 5단계 상대평가로 기입한다.
내신서에는 그밖에 장문의 개평(槪評) 및 추천문이 첨부된다 끝으로 교사2명이 각각 작성한 보고서. 교사는 본인이 의뢰한다. 보고서는 문장으로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이같은 내신서류와 함께 SAT나 ACT등 전국단위의 학업적성검사 결과와 대학에 따라서는 자체조사로 「점수벌레가 아니라 실제로 학습에 자발적인 흥미를 갖고있느냐」는 서류까지를 첨가, 전담부서를 구성해 3∼4개월의 전형작업을 하게된다.
따라서 고교에서는 내신성적을 올리기위한 수험준비가 있을수 없다. 학업성적이 수석이라도 잠재능력이 없다고 판정되면 불합격되고 꼴찌에 가까와도 특수한 자질이 인정되면 합격되는 예는 명문대학에서도 흔한 일이다. 기준은 물론 완전히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립한다.
그래서 미국최고의 명문고교로 알려진 보스턴 고교·필립스 아카데미 고교에서는 전교2등이 하버드대에 떨어지고 2백등이 합격한 예도 있었다. 공부는 3분의2선에만 들도록 하고 자신에게 충실한 고교생활을 하라는 것이 그래서 명문대학 합격률이 가장 좋은 미국명문고교의 대학입학 준비교육 지침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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