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에 거센 뮤지컬의 바탕이 불고있다. 『아가씨와 건달들』『방황하는별들』『철부지들』『피노키오』등의 뮤지컬이 관객동원및 반응, 훙행등에서 크게 성공해 불황이었던 상반기연극계를 후반기로 오면서 점차 호황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연극계는 이들 뮤지컬을 공연할 대관장소를 구하지못해 막을 못올린다고 아우성을 치고있다.
지난달23∼3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민중극장의 앙코르작품 『아가씨와 건달들』(「에이브· 버러우스」작·문석봉연출) 마지막날의 경우에는 1천2백석의 지정석을 비롯해 2백장의 입석표까지 매진되고도 입장하지못한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특히 이날에는 암표장수까지 등장해 입장이 끝날 무렵에는 4천원짜리 티켓이 7천∼8천원을 웃돌기도했다.
『아가씨와 건달들』은 공연6일동안 9천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7월4∼15일까지의 공연에서 모은 1만5천여명을 합쳐 모두 2만4천여명의 유료관객을 입장시켜 지난 83년12월 첫공연부터 대극장공연 1백30회, 관객6만5천여명이라는 우리 연극계초유의 기록을 세우고있다.
현재 민중극장측은 이 작품에 맞는 대극장을 대관하지 못해 막을 못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8월31일∼9월8일까지 남산드라머센터에서 막오르는 동랑청소년극단의 『방황하는 별들』 (윤대성작·김우옥연출) 3차앙코르공연의 경우 2차앙코르공연까지 모두 32일동안 52회 공연해 1만3천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흔히 85년 상반기 연극계의 큰 수확으로 손꼽히는 이작품은 일반 뮤지컬이 주는 재미뿐만 아니라 교육적 차원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 연극중에는 관객들도 함께 박수치며 노래부를 수 있는 대목이 많아 정적인 관객이라는 기존연극의 형태에서 벗어난, 동적관객 이라는 새로운 연극형태까지 시사해 주고 있다.
9월4∼9일 세종문화회관별관에서 막오르는 극단 뿌리의 앙코르작품 『철부지들』(「롬· 존즈」 작·복진오연출)은 애당초 소극장용 뮤지컬.
지난 7월23일∼8월23일까지 명동엘칸토예술극장에서 막올랐던 이 작품은 한달간의 공연기간중 1백50석의 소극장에 7천여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열렬한 호응을 얻자 대극장에까지 진줄했다.
9월13∼17일 역시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막오르는 극단 대중극양의 앙코르작품 『피노키오』(「카를로·콜로디」 작·이창기연출)는 7월12일∼8월31일 동숭동 파랑새소극장에서 공연됐던 어린이용 뮤지컬이다.
이 작품의 경우도 51일간1백2회 공연되어 2만4천여명의 관객이 입장하자 소극장만으로 몰려드는 관객들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들 뮤지컬의 큰 성공에 대해 서울 연출가그룹 대표 김도훈씨는 『기존의 무겁고 답답한 무대에서 가볍고 즐거운쪽으로 몰리는 관객들의 기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뮤지컬의 인기는 연극인구의 저변확대뿐만 아니라 침체된 연극계의 새돌파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헌석기자>심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