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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헌집 줄게…’ 출연 옥수정씨 “원룸도 크게 쓰는 공간의 마법 알려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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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혼자서 힐링하겠다며 호텔에서 묵고, 카페도 가면서 왜 살고 있는 집은 안 꾸미는 걸까.’ 옥수정(33)씨는 2011년 이 생각 하나로 다니던 의류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1인가구공작소 ‘루머스’를 차렸다. 1인가구 관련 콘텐트를 다뤄보겠다는 목표로 우선 원룸 인테리어에 뛰어들었다.

남성 게임방, 여성은 카페 타입 원해
“여행 갈 돈 있으면 집부터 바꾸길”

당시 인테리어 업계에는, 싱글족 세입자들은 돈을 안 써서 원룸 인테리어 시장은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요즘 방송가의 뜨는 키워드는 ‘쿡방(요리 방송)’에 이어 ‘집방(집 꾸미는 방송)’이 됐다. 서점가에도 셀프 인테리어 관련 책 매출이 매섭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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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정 대표는 서울 이태원 우사단로에 있는 루머스 사무실을 직접 고치는데 125만원을 썼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사진 루머스]

옥 대표도 요즘 JTBC 집방 프로그램 ‘헌집 줄게 새 집 다오’에 ‘나르’라는 예명의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원룸 인테리어 블로거 1세대인 그는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 트렌드가 확 바뀌어 나도 모르게 ‘옛날에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며 “1인가구 시장이 요즘 많이 주목받고 있지만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성수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옥 대표가 원룸 인테리어를 포함한 싱글족 콘텐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8년 일본에 워킹홀리데이를 가면서부터였다. ‘혼자 살기, 즐겁게 살자’는 계간지에서 원룸 인테리어를 포함해서 싱글족인 자신의 관심사를 모두 다루는 게 인상적이었다. 잡지를 읽으며 덜 외로운 기분이 들었다. 비슷한 트렌드가 한국에도 곧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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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은 원래 낡은 살림집이었다. 부엌 싱크대 상판은 뜯어내고, 벽은 칠만으로 노출 콘크리트 느낌을 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사진 루머스]

귀국해 MP3플레이어, 스포츠패션 쪽에서 일하며 줄곧 싱글족 관련 사업을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주변 반응은 차디찼다. 2011년께 작심하고 자신의 원룸부터 고쳤다. 혹독한 시행착오 과정을 블로그에 올렸더니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 길로 회사를 그만두고 원룸 인테리어 관련 파워 블로거가 됐다. 지인들의 원룸을 고쳐주다, 2013년 아예 회사를 차렸다. 원룸 인테리어 강좌를 열고 건당 10만원씩 받으며 방문 컨설팅도 했다. 그를 찾는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했다. ‘작은 원룸에서 수납도 해결하면서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까’였다.

“집이 작으면 작은 가구를 사야죠. 큰 가구를 사서 우겨 넣으니 집이 창고가 되는 거에요. 가구를 다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요. 책상 겸 식탁, 서랍장 및 화장대 등 겸용으로 쓰는게 좋아요. 서랍장이나 조명처럼 이사가도 쓸 수 있는 아이템은 값비싼 걸로 사라고 권합니다.”

다년간의 컨설팅 결과, 원룸 인테리어를 할 때 남녀간의 입장차가 분명했다. 남자는 게임방이나 PC방을 구현하고 싶어하고, 여자는 집을 휴식할 수 있는 카페처럼 꾸미길 원했다. 보통은 취업 후 집 꾸미기에 관심을 보이는데 여자는 30대에 접어들면 공백기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옥 대표는 “여자 싱글족은 30대 초반부터는 곧 결혼한다는 생각에 집 꾸미기를 멈췄다가 후반에 접어들면 아무래도 길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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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원룸(26㎡)의 고치기 전 모습(左), 100만원을 들여 타일과 벽에 칠을 새로 하고 조명을 바꿔 변신한 모습(右).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사진 루머스]

옥 대표가 전하는 원룸 인테리어의 첫 단계는 버리기다.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집 상태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때 일독을 권하는 책이 있다.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다. 그는 “좋아하는 물건에만 둘러싸여 있으려면 설렘이 없는 물건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그는 “이불·커튼 등 집안의 패브릭을 모두 비슷한 색상으로 바꾸고 간접 조명만 활용해도 집안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세들어 사는 원룸 인테리어에 선뜻 돈을 투자할 용기가 나지 않는 싱글족이 더 많다. 그런 이들에게 옥 대표는 “혼자라고 해서 집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언젠가’로 미루며 살지 말라”고 조언한다. 요즘 각광받는 ‘집방’ 트렌드가 그래서 그는 반갑다. “꼭 돈 주고 사야 내 집인가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내 집이에요. 나를 찾는 여행을 하러 돈 들여 떠나지 말고, 집에서 하세요.”

글=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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