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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도부·대선주자 5인, 심야 막걸리 회동…선거구제 개편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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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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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원희룡 제주도지사(얼굴 안 보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부터)가 3일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3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등 여권 내 잠재 대선주자로 꼽히는 3명의 전·현직 시·도지사와 심야 회동을 했다. 회동은 여의도의 한 칼국수 집에서 막걸리를 곁들이며 두 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남경필 “혁신비대위, 법개정 주도를”
한국판 ‘마쓰시타 정경숙’ 필요 공감

이날 오전에는 혁신비대위 첫 회의가 열렸는데, 정 원내대표가 당 혁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으로선 혁신비대위가 출범한 이래 첫 외부 나들이였다. 5인 회동에선 혁신비대위에서 조만간 결론을 내기로 한 무소속 유승민·윤상현 의원 등의 복당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친박계가 유 의원의 복당을 강력히 거부하면서 계파 갈등 조짐을 보이는 사안인 만큼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잠룡’인 세 사람은 이 자리에서 선거구제 개편의 필요성도 제기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의 국회의원만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에서는 지역주의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으니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다”며 “남 지사가 혁신비대위에서 선거법 개정 작업을 주도해 20대 국회 초반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지난 4·13 공천 과정에서는 물론 최근 당 비대위원장 영입 때도 ‘인물난’을 겪은 만큼 한국판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과 같은 정치 리더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1979년 창설된 일본의 차세대 리더십 육성기관으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등을 배출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보다 당 혁신 작업을 주도하는 게 훨씬 힘든 것 같다”며 부담을 토로했다고 한다.

반면 세 사람은 “외곽에 있는 광역단체장들의 의견이 당 운영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조만간 다른 시·도지사들까지 모아놓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남궁욱·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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