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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대표회담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4일하오 이재형국회의장의주선으로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3당대표회담은 학원안정법에 대한여야간의 현격한 이견을 좁히고 타협점을 모색하기 위해 논의했으나 각당의 의견만을 개진한상태에서 끝내 타협점을 찾지못하고 산회.
이의장과 3당대표는 의장접견실에서 처음만나 이만섭국민당총재가 먼저 이민우신민당총재에게『선배님의 총재재선을 축하한다』는 이사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신민당총재가 『총재라도카메라기자들에게 시키는대로해야해. 맥을 못춘다』 고 기자들을 향해 조크했고, 이의장이 이를 받아 『이만섭총재나 노태우대표는 화면을 잘 받더라』 고 추켜 세웠고 노민정당대표는 『미국사람들은 선천적인듯 TV 앞에 서면 배우처럼 행동하는데 반해 우리는 다소 부자연스러워진다』 고대답.
이국민당총재는 『TV화면에 잘나오면무엇하나, 성과가 없고 알맹이가 없으니 국민에게 송구스럽지 않겠느냐』 고 성과있는 회담이 될것을 은연중 촉구.
회담에앞서 이신민위총재는 예정시간보다 20분일찍 의장실에도착, 이의장과 20분간 단독 요담했는데 이자리에선 전대통령-이신민당총재간의 면담에 관련한 화제와 학원안정법에 대한 여야간 타협점을 모색하는등 상당히 깊숙한 얘기가 오갔을것으로 추측.
이날대표회담은 배석자 없이 문을 굳게 걸어 잠근채 진행됐는데 회담시작 15분쯤 후 강용식의원 (민정당대표위원보좌역)이 의장비서실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찾아와 15일과 16일 전두환대통령이 이신민·이국민당총재를 차례로오찬에 초치할 뜻을 노대표가 구두로 진행중인 회담에서 전달했다고 발표. 강의원은 두차례의오찬엔 노민정당대표도 동석하게 된다고 전언.
○…이날 3대대표회담은 예상과는 달리 2시간40분동안 진행됐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데대해 이만섭국민당총재는『노민정당대표가 학원안정법에대한입법취지와 필요성, 당위성등을 장황히 설명했고 나머지 두사람도 각자 각당의 입장과 견해를 피력하는 바람에 시간이 걸렸다』 고 설명.
회담 벽두에서 이의장은 『물품이 공장에서 나오기도 전의 제조과정중인데 하라, 안하겠다고 자기입장만 얘기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지 않느냐』 면서 『기탄없이 대화로 물어보자』 고 제의.
회담이 끝난뒤 이민우신민당총재는 총재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총재단및 당6역들과 긴급확대간부회의를 열고 15일 대통령면담의 대책을 논의하고 3당대표회담을 설명.
이만섭국민당총재는 『합의문은 짧지만 상당히 진지하고 긍정적인분위기였다』 라며서 『유익한 회담이었다』 고 전언.
○…이재형국회의장은 2시간40분여의 3당대표회담 결과를 자청해 발표하면서 『3당대표가 만난 것이성과』라고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이래가지고는 국회가 제기능다하지 못하는 것아니냐는 생각을 갖게된게 성과라면성과』 라고 피력.
이의장은 차이는 있었지만 학원사태에 대해 진작 대책을 서둘렀어야한다는 인식은 같았다면서 임시국회의 공동소집이나 개현시기등에 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설명.
이의장은 이민우신민당총재가벌써부터 대통령면담을 요청했었는데 회의도중 두 야당총재와 오찬을 한다는 발표가 있어 고무적이었다고 말하고, 두 야당총재의오찬이 있은 다음 그 결과를 보아 내주초 3당대표가 다시 회동하는 날싸등을 결정하겠다고했다.
이의장은 이신민당총재와 이국민당총재가 학원법제정이 불가하다는 양당의 입장을 소상히 밝히면서 이 법안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알려진 것은 피차 유감스럽게 생각했다고 회담분위기를 완곡히 소개.
○…노태우민정당대표는 작금의학원문제양상과 심각성을 비교적상세히 설명한뒤 학원안정법의 제정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고 8월임시국회 소집의사를 분명히 한것으로 참석자들이 부언.
노대표는 소위 좌경화 유인물로 알려진 「깃발」「일보전진」「이화언론」등의 내용을 소상히 소개하곤 『이들 유인물에서 학생들이 사용한 용어와 주장등엔 북괴의 용어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 많이 있다』 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
노대표는 또 8월중 임시국회를 소집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8월 국회의 필요성은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이며 추경과 조감법학원안정법도 의제로 다룰 방침임을 피력.
○…이민우신민당총재는 이자리에서 『노대표에게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처벌가능한 공산주의자들을 다스리기 위해 새로운 법을만든다는 것은 옥상옥으로 어리석은짓』 이라며 『학원 안정법제정을 강행할 경우 모두가 원치 않는 불행한 사태가 올것이며 우리당은 이를 철회하지 않는한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저지투쟁을벌이겠다』 고 강경입장을 피력.
이총재는 『민주화를 요구하고있는 학생들을 정부는 좌경이라고 잘못 알고있다』 고 발하고 『민주화가 되면 순수학생과 좌경학생은 확연히 구분될 것이며 그들은 학생사회에서도 배척될것』이라고 강조.
○…이만섭국민당총재는 『국가적견지에서 학원이 안정돼야한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고 말하곤 『국회내에「학원문제대책특위」를 설치해 초당적으로 대처할것을 제안했다』 라면서 회담내용을 그런대로 자세히 설명.
이국민당총재는 『과거 이 나라를망쳐온것은 강경파들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학원안정법 역시 조급한 통과강행은 강력 저지를불러 결국 극한대립과 정국파국을 초래하는 결과만 남는다고 말했다』고 부언.

<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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