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방황하는…』 원작권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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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공연 예술의 원작권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85년 상반기 연극계의 큰 수확으로 꼽히는 동랑 청소년 극단의 『방황하는 별들』(윤대성 작·김우옥 연출)의 원작자 윤씨가 최근 극단측과 상의 없이 화천영화사측과 영화화 계약을 맺은 데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극단 대표 김우옥씨는 영화 제작 중단을 요구하면서 『영화사측에서 인쇄 매체로 된 대본을 선택한 것이냐,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연극을 선택한 것이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일반 저작권법으로 생각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현대 공연 예술인 경우 공연 중인 연극이 작가 한사람의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문학으로서의 극본 외에 연기·음악·무용·미술 등 모든 분야를 조합해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종전의 방식과는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 윤대성씨는 『영화나 연극은 장르가 다르다. 영화가 된다고 해서 연극이 안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또 영화가 아무리 빨리 제작되어도 가을 이후라야 개봉될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극 평론가 양혜숙씨(이대 교수)는 『현대 무대 예술인 경우 종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진행 중인 작품이 자가 개인의 소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과거의 공연 개념과 해석이 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고 극작가 노경식씨는 『극단의 공연권과 작가의 저작권에 관한 문제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선례가 없어 해석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다른 장르에 대한 것이라면 공연 이후에는 무방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연극계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김씨의 문제 제기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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