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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그룹휴가」가 늘고있다|핵가족 중심은 크게 줄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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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최근 도시 가족들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형태가 상당히 다양해지고있다. 종래에는 대부분이 부부와자녀만의 핵가족 중심으로 단출하게 떠났었으나 근래 3, 4년사이에 결혼한 형제들 가족, 친구가족, 동인그룹가족등 몇몇 가족이 함께 휴가를 가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렇게 여러가족이 함께 휴가를 보내는 것은 어린이들의 사회성을 길러주고 핵가족하에서 가족구성원의 성격적 결함을 보완하는 기회가 될뿐아니라 경제적이기도해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부부가 치과의사인 이미숙씨 (42) 가족은 부부와 국민학교생인 1남2녀 5식구. 이씨가족은 올해로 7년째 여름휴가를 남편의 고교동창인 친구가족들과 함께 떠난다.
회사원인 김준철씨 (33) 는 84년 여름 3박4일의 휴가를 60대의 노부모, 결혼해 분가하여 사는 형·누님·여동생 부부및 조카들과 함께 서해 덕적도에서 보냈다.
30대후반의 결혼한 여고동창생 7명이 매달 1만원씩 6년간 적립한 돈을 기금으로 매년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는 그룹도 있다. 문학·미술분야의 동인들이 여름학교를 겸한 가족동반 휴가를 보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가족끼리 휴가의 좋은 점을 이미숙씨는 다음 몇가지로 들고 있다. 『여러가족이 모이니까 아이들은 서로 어울려 사는 사회성이 키워지고 남편들은 함께 낚시등을 할수있어 지루해하지 않고 주부들도 식사준비와 아이돌보기 등을 분담하니까 일이훨씬 수월합니다.
여러가족이 함께 가는 휴가는 경제적인 이점도 크다. 김씨형제 가족들의 경우 일행 총13명이 덕적도에서 5박6일을 보내는데 소요된 경비가 왕복차비까지 합해 23만원선.
서울에서 밑반찬등을 준비해가긴했지만 방 3개의 깨끗한 독채집을 빌어 아무런 불편함없이 13명이 5박6일을 보낸비용으로는 아주 경제적인 액수라는 것이다.
7명 여고동창생 그룹은 84년 몽산포에서 7가족 총31명이 1박2일 휴가를 보내는데 소요된 경비가 40만원선. 2개의 텐트를 치고 방2개를 빌었고 식사준비도 직접 회원들이 맡았다고 한다.
이들 그룹중 한사람인 조춘실씨는 『같은 친구들 남편이지만 연령차이가 10년이나 되는 경우도 있어 처음 만나서는 서먹해하더니 함께 휴가를보낸 후로는 무척 친해지더군요』라고 한다.
그러나 여러 가족의 구성원이 함께 휴가를 보내는데는 어려움이 적지않다. 우선 직장을 가진 가장들의 휴가날짜를 맞추기가 수월치 않다는 점. 특히 어린이의 경우 각기 다른식성과 생활습관을 조화시키는 일등이다. 너무 숫자가 많아도 불편하다. 2, 3가족 10명내외가 함께 가는 것이 가장적당하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얘기다. 『이 모든것을 극복하는것에 가족들끼리의 휴가는 가치가 있고 권할만하다』고 이은화교수 (이화여대·교육학)는 말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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