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00만 인구’ 붕괴 초읽기…강원·전북·전남 출생아보다 사망자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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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2979명. 올해 4월 주민등록상 서울 총인구다. 1000만 명 선이 무너지기까지 딱 2979명 남았다. 3월 1000만9588명에서 6000명 넘게 줄었다. 올 들어 서울 주민등록 인구는 매달 4000~6000명씩 감소했다. 높은 집값과 치솟는 전월세에 서울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다. 지금 속도라면 5~6월 서울 인구는 1000만 아래로 내려간다. 1988년 이후 28년 만에 ‘서울 인구 1000만 시대’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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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 가운데 이동한 인구 비율 [자료 통계청]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국내 인구이동’ 보고서는 주민등록상 집계 결과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실제 서울 인구가 줄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4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만 1만658명이 빠져나갔다. 전입 인구에서 전출 인구를 뺐더니 나온 수치다.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서울의 순유출 인구가 가장 많다. 반면 순유입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로 7554명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빠져나간 사람 대부분이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다. 서울 다음으로 4월 순유출 인구가 많은 지역은 부산(-1031명), 대구(-933명), 대전(-803명)이었다. 순유입 인구가 경기에 이어 많은 곳은 세종(1814명), 제주(1609명), 인천(1330명)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사람 대부분이 꼽은 사유는 주택”이라고 말했다. 집값과 전월세가 상승하면서 높은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울보다 비교적 주거비가 싼 경기 지역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그는 또 “서울에 주로 유입되는 인구는 대학생이나 신규 취업자 같은 젊은층인데 이 연령대 인구가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서울 유입 인구가 줄고 있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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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출생 추이 [자료 통계청]

한편 강원ㆍ전북ㆍ전남 지역에선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절벽’ 현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강원 지역에서 2800명이 새로 태어났지만 그보다 많은 3000명이 사망했다. 그달 전북에선 3600명이 출생하고 100명 더 많은 3700명이 사망했다. 전남 역시 4000명이 태어나는 사이 4500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수>출생아 수’ 현상은 지난해 1~3월엔 강원ㆍ전남 2개도에서 있었던 일인데 올해 전북이 추가되며 3개도로 늘었다.

전국으로 따지면 여전히 출생아 수(1~3월 11만2600명)가 사망자 수(7만4600명)이 많다. 그러나 출생아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인구 절벽’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도 번지는 건 시간 문제다. 3월 출생아는 1년 전에 비해 5.2% 줄었다. 사망자 수 감소율은 4.5%였다. 혼인 건수는 2만5000건으로 전년 대비 8.1%, 이혼 건수는 9000건으로 2.2% 각각 감소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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