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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승부차기 승리' FC서울, 日 우라와 꺾고 아시아 챔스 8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극적인 승부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그것도 프로축구 한·일전이었다. FC 서울이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우라와 레즈(일본)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 2차전에서 우라와 레즈(일본)를 3-2로 누른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전·후반 90분을 1-0으로 앞선 서울은 1·2차전 합계 1-1이 되는 바람에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을 벌여야 했다. 두 팀은 연장전 30분 동안 두 골씩을 주고받으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 혈투 끝에 서울이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클럽의 맞대결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선두다. 우라와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최고 인기 구단이다. 지난해 J리그 홈 경기 평균 관중 1위(3만8745명)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상위권(3위)을 유지 중인 우라와를 상대로 서울은 지난 18일, 16강 원정 1차전에서 0-1로 졌다. 최용수(43) 서울 감독은 "1차전에서 보여주지 못한 팀의 색깔을 안방에서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13골을 합작한 아드리아노(10골)와 데얀(35·몬테네그로·3골)이 2차전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9분 상대의 수비 실수를 틈타 공을 가로챈 아드리아노의 패스를 받아 데얀이 깔끔하게 마무리해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90분 내에 추가골이 터지지 않았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에선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서울은 연장 전반 4분 만에 박주영(31)의 패스를 받은 아드리아노가 골을 터뜨려 앞서갔지만 우라와는 연장 후반 7분과 10분에 재일교포 4세 공격수 이충성(31·일본명 리 타다나리)이 연속 골을 터뜨리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패색이 짙던 서울은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미드필더 고요한(28)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그대로 꽂아넣으면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차기에선 골키퍼 유상훈(27)의 선방이 빛났다. 서울은 3번째 키커로 나선 주장 오스마르(28·스페인)가 실축해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유상훈이 우라와의 5번째 키커로 나선 골키퍼 니시가와 슈사쿠가 찬 킥을 막아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유상훈은 우라와의 8번째 키커 고마이 요시아키의 슛도 몸을 날려 막았다. 서울은 8번째 키커 김동우(28)가 깔끔하게 차 넣으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유상훈은 자신의 손으로 서울의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이끌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신이 우리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의 간절함과 투혼이 더 앞섰던 것 같다. 애국심이 강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이 8강에 오르면서 K리그 클래식에선 전북 현대를 포함해 두 개 팀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은 8월 23~24일, 9월 13~14일에 치러진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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