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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디지털 경제로 GDP신뢰성 낮아져…한계 보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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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국내총생산(GDP) 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지표를 개발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5일 “GDP의 신뢰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며 “한은은 앞으로 GDP 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신뢰성을 제고하는데 부단히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판단의 배경으로 “GDP전망이 새로 발표될 때마다 관심이 매우 높은데, 사실 GDP 0.1~0.2%포인트의 차이가 과연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GDP가 일국의 경제규모와 성장 속도, 물질적 번영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대표적인 지표지만 근래 품질 차별화가 가능한 서비스업 비중의 증가와 디지털 경제 확대로 신뢰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GDP의 한계를 다룬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의 특집 기사에 소개된 사례를 언급했다. 기사에 따르면 학원에 가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강좌를 들으면 효용 가치가 더 높을 수 있음에도 GDP는 오히려 감소한다. 우버 택시나 에어비앤비의 경우 일반택시나 호텔 등과 서비스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거래의 특성상 많은 부분이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온라인 쇼핑, 인터넷뱅킹 서비스 등도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시키지만 시설 투자의 감소로 GDP는 오히려 하락한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프랑스 정부가 2008년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를 주축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GDP의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란 사실도 소개했다.

이 총재는 “이들은 보고서에서 양보다는 질적인 개념으로 전환, 환경의 중요성 반영 등을 강조했다”며 “GDP통계가 가진 이 같은 한계점들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GDP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인터넷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GDP통계의 추정방법을 개선시켜 나가는 한편 생활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GDP숫자의 이면에 있는 의미까지도 면밀히 읽어내는 역량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올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3%(지난해 12월 발표)에서 2.6%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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