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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제 파문 후속 보도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80호 30면

5월 15일자 중앙SUNDAY의 옥시 가습기 살균제 비극을 다룬 1, 3면의 기사는 각각 유해물질 규제에 대한 정부 역할에 미묘하게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1면에서 소개한 미국환경청 매뉴얼은 가정용 가습기 사용과 관리 방법에서 살균제의 종류·독성과 상관 없이 이를 가습기 물탱크에 타서 사용하지 말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1면에선 한국 정부가 이러한 매뉴얼을 앞서 갖췄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문제가 없더라도 가습기의 안전한 사용방법에 대해서 정부가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지극히 계도적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3면에선 이미 분류된 제한물질이 아니라면 어떤 물질을 사용해도 기업이 공개할 의무가 없는 현 규제의 한계와 함께 제한물질을 추가하는 것이 산업계 반발로 여의치 않은 현실을 소개했다.


쓸 수 있는 물질을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쓸 수 없는 물질을 열거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하는 것은 관련 산업의 발전과 기업 자율성 강화 추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와 같은 네거티브 방식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이 적정한 수준에서 통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감시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에서 산업계의 반발로 감시 역할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변명이다. 2009년 이후 제한물질이 추가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가 신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정부의 조사 미진 때문인지, 관련 업계의 로비 때문인지를 밝히는 심도 깊은 후속 기사가 나오길 바란다.


14면 ‘모텔·배달·대리운전 … 온라인이 바꿔놓은 오프라인’ 기사는 무척 흥미로웠다. 바로 옆 15면에 소개된 쿠바의 에어비앤비의 사례처럼 정보의 공유가 오프라인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광고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모텔 앱이나 음식배달 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다만 시험기간에 여자친구와 밤샘 공부를 하기 위해 모텔을 이용한다는 대학생의 사례는, 재미있긴 하지만, 그 또래의 습성을 생각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29면 주일우 문학과 지성사 대표의 칼럼 ‘생존의 비법’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 공상과학소설이나 만화에서 그려졌던 빅브라더의 감시와 통제, 로봇의 인간 지배, 환경 파괴로 인한 디스토피아와 같은 상황이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즈음, 새롭게 등장하는 값싸고 편리한 물건의 이면을 먼저 생각해보게 만드는 글이 었다.


설지혜법무법인 화우?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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