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로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84년 미국의 총수입 중 한국은 2·9%인데 대만은 1·6배가 넘는4·7%였다.
한국의 대미수출품목이 1천1백53개이데 대만은 1천4백18개였다.
우리의 수출이 대만에 뒤지는것은 로비활동이 부족한 것도 원인의 하나라는 것이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대만 로비의 우수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일본 로비가 숫적으로 양적으로 발군이지만 대만로비의 철저성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76년에 새크라멘토 출신의 한 하원의원은 대만 로비이스트로부터 여행비용에 정치헌금을 생각해준다는 조건의 대만여행 초대 제의를 받고 일본인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 『정치헌금은 5만∼6만달러에서 8만달러 정도다. 10만달러를 분할해 받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대만에 다녀온 의원은 수십명이다』
『「레이건」전지사도 로비이스트로부터 많은 정치자금을 받았다던데.』
『그건 유명한 얘기다. 대만 로비이스트로 유명한 「마담 셰놀트」의 측근이「레이건」을 만났던 걸로도 분명하지』
이것은 고교정무의『더 로비이스트』에 나오는 얘기다.
미·중공관계 호전에 따라 소외된 대만이 얼마나 로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건 짐작이 간다.
그동안 보수적 인사만 초청하던 정책을 바꿔 80년부터는 리버럴한 상하의원과 언론인, 학자, 의회 전문위원들을 초청하고 있다. 그 수는 매년 1천2백명 수준이다. 신문, 잡지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 캠페인과 신문 광고로 대만정부의 정책을 알리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관리를 워싱턴에 보내 무역과 안보문제를 설명하고, 구매사절단이 각 주를 돌며「친구를 도우러 왔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미국하원의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지낸「레스터·울프」는 81년 대만정부를 위한 로비이스트로 정식 등록했다.
미 법무성의 최근 자료에는 일본 로비이스트가 2백61명, 한국 47명, 대만 39명이었다.
시사주간 유 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는 최근 84년 대미 로비 비용면에서 한국은 8위인 3백22만1천달러를 썼다고 보도했다.
1위인 일본이 1천4백29만달러를 쓰고, 캐나다·서독·소련도 돈을 많이 썼다. 그러나 10위권에도 들지 않은 대만이 돈은 별로 쓰지 않고 짭짤한 재미를 보는게 신기하다.
로비의 삼종신기는 3B다. 뇌물(Bribe), 주연 (Booze), 금발미인 (Blonde)이다.
과연 대만이 그런 신기를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성공이 부러운건 사실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