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인 여가수 키메라 인기 더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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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렝세스 드 코레」(Princesse de Cor'ee).
요즈음 프랑스 TV의 쇼프로에 출연하는 「키메라」(Kimeia)를 방송사회자는 『한국의 공주』라고 소개하고 있다.
대담하고 환상적인 얼굴화장과 이색적인 의상, 게다가 갑자기 나타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한국출신 여가수에게는 그럴듯하게 어울리는 칭호인 듯도 싶다.
「키메라」는 지난해 가을 파리에서 『잃어버린 오페라』(The Lost Opera)를 취입해 프랑스를 비롯한 몇몇 유럽국가의 대중음악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김홍희(31)의 예명이다.
한국의 이름 없는 유학생 김홍희가 지금의 「키메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음악적 재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재질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있는 남편 「레이먼드·라카찬」씨(45)의 공이 컸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라카찬」씨는 레바논 출신 영국국적의 건축사업가로 10여 개의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으며, 특히 중동건설업계에서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정확한 재산규모는 알 수 없으나 파리 17구 플라스레퓌블릭 도미니켄 6번지의 호화저택과 유럽 및 아랍부호들의 별장들이 몰려있는 스페인의 마르베야에 정원 5만 평, 건평 3백 평 규모의 별장을 갖고 있다.
「키메라」는 남편과 따로 세계 최고급인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있고 파리의 한국교포 등 가까운 사람들을 스페인 별장에 초대하기도 한다.
「키메라」는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개인 리사이틀을 갖고 미국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파리 등지의 이름 있는 극장이나 연주 홀에서 「키메라」리사이틀이 있었다는 소식은 지금까지 듣지 못했다.
디스크는 인기 리에 발매되고 있지만 단번에 유명극장 무대에 등장할 수 있을 만큼 유럽 음악계가 만만치는 않기 때문인 것 같다.
파리의 주요 신문이나 잡지 등 활자매체들이 「키메라 스토리」를 전혀 다룬 일이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색적인 노래로 신선하게 등장해 스타덤의 문턱까지는 어렵지 않게 올라섰으나 완전한 스타로 자리를 굳히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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