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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변하고 있다?… 임금인상률 최저치 기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4곳 가운데 1곳은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노동부는 지난해 100인 이상 사업장 6228개 가운데 임금교섭이 타결된 5650개 사업장의 평균 협약임금인상률(총액기준)은 4.7%로 전년의 5.2%에 비해 0.5%포인트 낮아져 1999년(2.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협약임금인상률이 4.4%로 무노조 사업장(4.8%)보다 0.4%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섭이 타결된 기업의 24.5%인 1383곳이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했다. 이같은 비율은 2002년 13.8%, 2003년 16.3%, 2004년 24%에 이어 3년째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동결 또는 삭감 업체 중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770곳으로 교섭이 타결된 전체 사업장의 27.6%를 차지했다. 무노조 사업장의 비율은 21.6%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노조가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노사 모두가 상생하는 합리적 노사관계 모델을 만들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기업 노조의 변화가 더디다는 점이다.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업체 중 500인 미만이 전체 사업장의 91.2%에 달한다. 같은 규모의 타결사업장 대비 동결ㆍ삭감 기업 비율도 300인 미만은 27.2%, 500인 미만 18.8%인 반면, 1000인 이상 5000인 미만은 13%, 5000인 이상은 9.1%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주40시간제의 수혜업종인 오락ㆍ문화ㆍ운동 관련 서비스업이 5.8%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5.6%)과 제조업(5.3%)이 그 뒤를 이었다. 광업과 통신업은 각각 2.4%로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였고, 전기ㆍ가스ㆍ수도사업(2.5%)과 운수업(2.9%)도 낮았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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