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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공점엽 할머니 별세…생존자 43명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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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점엽 할머니가 왼쪽 팔에 새겨 넣은 문신을 바라보고 있다. 위안소에서 만난 ‘세 언니’와 서로를 잊지 말자며 새긴 징표다. [사진 중앙포토]

또 한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에 사는 위안부 피해자 공점엽(96) 할머니가 17일 오후 5시10분쯤 지병으로 별세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공 할머니는 해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공 할머니는 15세이던 1935년 "비단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일본인의 말에 속아 중국 하이청(海城)의 위안소에 가게 됐다. 이후 하얼빈(哈爾濱)의 위안소를 거쳐 해방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다.

공 할머니는 지난해 8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당시 왼쪽팔에 점처럼 새겨진 3개의 문신을 보여주며 "세 언니, 아니 언니의 손주라도 좋으니 나 가기 전에 꼭 한 번 만나 보고 싶다"고 했다. 세 언니는 위안소에서 서로에게 위로가 됐던 한국인 여성들이다.

장지는 해남군 황산면 원호리다. 본인이 희망할 경우 충남 천안시 서북구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될 수 있지만 가족들은 공 할머니가 살던 원호리에 모시기로 했다.

공 할머니의 별세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43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2명은 중국에, 1명은 일본 등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해남=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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